[이슈체크] 카카오, ‘신뢰’ 저버린 ‘다음’ 매각…역풍 맞나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체크] 카카오, ‘신뢰’ 저버린 ‘다음’ 매각…역풍 맞나

한스경제 2026-05-27 16:30:00 신고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기업의 본질적인 목표는 이윤을 추구하고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있지만 여기에는 합당한 사회적 책임과 신뢰가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의 운영사 에이엑스지(AXZ)를 매각하는 과정은 책임감 있는 IT 대기업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 효율화라는 명분 아래 강행된 AXZ 매각 과정은 내부 구성원과의 상생 약속을 깨뜨렸으며 이는 결국 카카오 노조가 사측을 불신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카카오가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콘텐츠CIC의 분사를 결정하면서 구조조정과 매각설이 제기되자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이를 막기 위해 투쟁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노조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분사한 AXZ를 매각할 뜻이 없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 만에 매각이 최종 완료되면서 경영진의 입장 번복에 대한 신뢰는 뼈아픈 타격을 입게 됐다.

카카오는 올해 1월 AXZ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매각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7일 카카오와 업스테이지 사이에 AXZ 매각 본계약이 완료되면서 다음 포털은 이제 업스테이지의 품에 안기게 됐다.

카카오 노조는 AXZ 매각 과정에서 카카오 경영진이 보여준 일방통행식 행보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여기에 양주일 AXZ 대표의 퇴사가 발표되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업계에 따르면 양 대표는 사내독립기업(CIC) 시절부터 약 3년간 포털 다음을 이끌며 본사 직원 100여명을 설득해 신설 법인인 AXZ로 소속을 옮기게 했던 장본인이다. 그런데 양 대표는 본계약 체결 일주일 만에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카카오 노조와 AXZ 임직원들은 카카오와 양 대표를 겨냥해 ‘무책임 경영’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 바닥에 떨어진 리더십과 신뢰

카카오 노조는 AXZ 매각을 직접적인 인력 감축을 피하기 위해 법인을 쪼갠 뒤 통째로 처분하는 변종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조정의 흐름이 AXZ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성장 과정에서 문어발식 확장 전략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경영 효율화 악화까지 겹치면서 카카오의 거대한 몸집은 이제 성장을 저해하는 리스크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정신아 대표는 취임 이후부터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며 경영 효율화와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이 반복되면서 카카오 그룹 전반에서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공동 파업을 결의한 5개 계열사 중 디케이테크인과 엑스엘게임즈는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동 투쟁에 나선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의 5개 계열사는 성과금 분배의 투명한 시스템화와 구조조정이 시행되고 있는 일부 계열사의 고용 안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카카오 노조./연합뉴스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카카오 노조./연합뉴스

카카오 노조는 이미 단체 행동에 나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으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카카오 본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 쟁의권도 확보했다.

카카오 본사는 지난 1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에서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7일 오후 3시부터 최종 조정을 위한 재협상을 앞두고 앞두고 있다. 이날 최종 조정에서도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 노란봉투법, 주요 쟁점으로 부상

이번 카카오 노사 갈등이 본사에 한층 더 치명적인 이유는 개정된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의 시행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개정 노란봉투법은 자회사의 근로 조건과 고용 문제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원청 및 모회사에 연대 책임을 묻도록 규정하고 있다.

AXZ 분사 이후 본사 측에서 약 250명의 인력을 다른 업무로 전환 배치한 선례가 있는 만큼 노조는 모회사인 카카오가 고용 불안의 실질적 책임 주체임을 명확히 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자의 고용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 판단 역시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쟁의행위의 범위를 대폭 넓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 노조는 단순 고용 보장을 넘어 일방적인 분사 후 매각 행위 자체의 철회 및 사전 협의 의무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신아 대표가 추진하던 체질 개선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카카오의 포트폴리오 슬림화 및 AI 중심 재편 전략은 매 단계마다 노조의 동의를 얻거나 강한 분쟁을 감내해야 하는 사법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당장의 계열사 슬림화와 재무 지표 개선에만 급급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구성원 신뢰를 잃고 있다"며 "내부 진통과 고용 안정 대책 부재로 인한 파업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플랫폼 경쟁력 약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