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은 2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AI 워크로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스토리지 전략과 신제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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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카가 DSLR 이기는 이유”…인프라 패러다임 전환
이날 발표를 맡은 알버트 호(Albert Ho) IBM 스토리지 사업 전략 총괄 부사장은 복잡한 인프라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아마추어 사진가인 그는 결혼기념일 식사 자리에서 100만원 상당의 DSLR 전문 카메라를 두고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어 SNS에 올린 사진의 결과물이 훨씬 더 뛰어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호 부사장은 “과거의 카메라는 더 큰 센서와 렌즈를 장착하는 하드웨어 혁신에 집중했지만, 스마트폰은 똑똑한 알고리즘을 통해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이뤄냈다”며 “스토리지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덩치가 크고 비싼 하드웨어를 사는 시대는 지났으며, 하드웨어의 한계를 똑똑한 소프트웨어로 극복해 데이터를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기술이 AI 시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IBM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기업의 단 8%만이 AI 유스케이스에 대응할 만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호 부사장은 “모든 조직이 동일한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AI를 활용하더라도 결과물이 다른 이유는 투입되는 데이터의 품질과 파편화 문제 때문”이라며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의 3분의 2가 여전히 온프레미스에 묶여 있는 등 인프라 제약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호 부사장은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AI 시대에는 데이터 저장을 넘어 활용과 이동,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BM은 이 같은 파편화 문제를 해결할 핵심 전략으로 통합 플랫폼인 ‘IBM 퓨전(IBM Fusion)’을 제시했다. IBM 퓨전은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하나의 환경에서 다루는 가상화 기술을 제공한다.
특히 IBM 스토리지뿐만 아니라 타사 스토리지에 분산된 데이터까지 전부 긁어모아 AI 파이프라인에 끊김 없이 즉각 투입할 수 있는 개방성이 차별점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 성능은 5배 빨라지고 비용은 84% 줄어든다고 IBM 측은 밝혔다. 기업은 따로 관리되던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 안에서 활용할 수 있고, AI나 컨테이너 기반 환경에서도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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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무슨 일 있었어?” 한국어 소통하는 ‘플래시시스템.ai’
이어 발표한 크레이그 맥케나 IBM 스토리지 제품 관리 부문 부사장은 AI 기능을 접목해 운영을 자동화한 차세대 스토리지 ‘플래시시스템.ai(FlashSystem.ai)’를 소개했다.
맥케나 부사장은 가트너 등의 조사를 인용해 “현재 기업 IT 운영 팀은 전체 시간의 70%를 기존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데 허비하고 정작 미래를 위한 디지털 전환에는 30%밖에 쓰지 못한다”며 인력 부족과 운영 복잡성을 지적했다.
최근 출시된 IBM의 플래시시스템.ai는 스토리지 관리창에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도입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어 자연어 명령을 완벽히 지원한다. 인프라 관리자가 아침에 출근해 대화창에 한국어로 “어젯밤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어보면, AI가 밤새 모니터링한 방대한 데이터 중 중요한 사안을 요약해 브리핑해 준다.
과거에는 수작업으로 이메일을 확인하고 티켓을 발행해 가며 3~4시간씩 걸리던 복잡한 재해복구 스토리지 할당 업무도 “특정 가상 서버(VM)에 4테라바이트 공간을 할당해 줘”라는 말 한마디면 AI 에이전트들이 최적의 장소를 찾아 단 5분 만에 설정을 끝마친다. 동시에 AI가 왜 해당 스토리지 구역을 추천했는지 추론 과정까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맥케나 부사장은 “플래시시스템.ai는 절대 잠들지 않는 똑똑한 직장 동료와 같다”며 “다만 데이터 삭제와 같은 파괴적인 명령은 내릴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둔 ‘휴먼 인 더 루프’ 모델로 설계되어 최종 결정과 승인은 인간이 맡음으로써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방지한다”고 강조했다.
IBM 리서치와 협력해 자체적으로 AI 모델 을 개발하고 인프라에 내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스토리지는 업계에서 IBM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IBM은 스토리지가 단순한 저장 장치를 넘어 AI 시대의 핵심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향후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전반에서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사양 요구하는 韓 시장…‘비욘드 스토리지’ 가치 확산
IBM은 올해 전문 세미나 주제를 ‘비욘드 스토리지(Beyond Storage·스토리지 그 이상)’로 정하고, 스토리지가 단순 저장장치를 넘어 AI 시대의 핵심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선언했다.
호 부사장은 한국 시장의 특별한 의미에 대해 “한국은 삼성, LG 같은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인프라에 요구하는 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새로운 차세대 데이터 통합 플랫폼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고 현업에 적용하는 매우 중요한 전략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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