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회를 잇다 ④] "고객이 이해해야 진짜 금융"...삼성생명이 연 '쉬운 보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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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사회를 잇다 ④] "고객이 이해해야 진짜 금융"...삼성생명이 연 '쉬운 보험' 시대

폴리뉴스 2026-05-27 14:05:56 신고

[편집자주] '금융, 사회를 잇다'는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금융권이 추진해 온 ESG 경영의 실질적 성과와 구조적 의미를 점검하고, 지속가능 금융의 방향을 짚는 기획이다. 단순한 기부와 지원을 넘어 일자리 창출, 금융 접근성 확대, 산업 생태계 지원과 성장, 신산업 육성 등으로 확장되는 금융사의 역할을 현장 중심으로 추적한다.

삼성생명은 생성형 AI 기반 고객 안내 시스템과 디지털 청약 체계를 도입하며 금융소비자 이해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쉬운 보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그록 AI 편집]

보험은 대표적인 '어려운 금융상품'으로 꼽힌다. 약관과 안내문에는 한자어와 전문용어가 많고 가입·청약 절차도 복잡하다. 보험금 청구나 계약 변경 과정 역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낯설고 부담스럽다. 특히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접근 장벽이 더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안내·청약·보상 체계를 전면 재설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보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흐름이다.

삼성생명은 생성형 AI 기반 'AI CX(Customer eXperience·고객경험) 글쓰기 시스템'과 '모바일 청약 2.0'을 중심으로 보험 안내·청약·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쉬운 보험'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작업 자체가 금융 접근성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새로운 ESG 흐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익일·내방·당월" 대신 "내일·방문·이번달"…보험 언어부터 바꿨다

삼성생명의 '쉬운 보험' 전략 핵심은 보험 언어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 기존 보험 안내문은 "익일 내방", "당월 자동이체", "상이할 수 있으며" 같은 한자어·사무용 표현 중심이었다. 보험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사용해 온 표현이지만 일반 고객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생성형 AI 기반 'AI CX글쓰기 시스템'을 사내 도입했다. 고객 안내 문구를 상황과 전달 방식에 맞게 자동 정리하고 어려운 표현을 쉬운 일상어로 바꿔주는 시스템이다. 

실제 개선 사례를 보면 변화 방향이 뚜렷하다. "익일 삼성생명 고객플라자에 내방하셔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일 삼성생명 고객 플라자에 방문하셔서 신청해 주세요"로 바뀌었다. "고객님의 당월 자동이체 입금이 정상처리되었습니다"는 "고객님의 이번달 자동이체 입금됐습니다"로 수정됐다.

성과도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CX라이팅 가이드를 적용한 모바일 RCS 메시지 개봉률이 70%를 기록했고 고객 반응을 의미하는 히트율은 기존 0.2% 수준에서 4%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현장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폴리뉴스에 "대고객 콘텐츠 유관 부서에서는 CX글쓰기 검토 시간과 단계가 줄어 콘텐츠 제작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반응이 있다"며 "콘텐츠 품질 향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생명 내부에서는 보도자료와 고객 안내 콘텐츠 작성 과정에서도 AI 기반 CX글쓰기 시스템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실무자들은 기존 문어체 표현이나 업계 내부 용어를 보다 쉬운 표현으로 자동 교정해주는 기능이 고객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 보험도 포용금융 시대... "AI로 고객 경험 바꾼다"

삼성생명은 보험 가입 과정 자체도 고객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올해 선보인 '모바일 청약 2.0'은 '쉽고 빠르고 편리한 청약'을 목표로 개편됐다.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적용해 신분증 촬영만으로 정보가 자동 입력되도록 했고 청약 단계에는 자동 이동 기능을 추가해 스크롤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 

또 회사가 이미 보유한 직업·주소 정보는 청약서에 자동 반영하고 유사 안내 항목은 통합했다. 이를 통해 고객 입력·터치 횟수는 기존 74회에서 49회로 약 33.8% 줄었다. 

이와 더불어 AI 활용 범위는 보안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AI 기반 음성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성문일치도 분석' 시스템도 도입했다. 상담 과정에서 고객 음성을 기존 성문 정보와 비교해 동일인 여부를 실시간 판별하는 방식이다. 보이스피싱과 딥페이크 등 음성 기반 금융사고 예방 목적이다.

비대면 실명인증 과정에는 AI 기반 사본 판별 기술도 적용했다. 위·변조 여부를 자동 분석해 비대면 거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사의 AI 활용이 단순 상담 자동화를 넘어 가입·심사·보상·고객 안내 전 과정을 다시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객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의 AI 활용은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의 한 고객이 지점 창구에서 태블릿 PC를 이용해 직접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의 한 고객이 지점 창구에서 태블릿 PC를 이용해 직접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 ESG도 소비자 중심으로…보험업계 '쉬운 금융' 전략 확대

삼성생명의 사례는 최근 금융권 ESG 흐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금융권 ESG가 기부·사회공헌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금융 접근성 확대와 디지털 포용, 고객 이해도 개선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은 상품 구조 자체가 복잡하고 장기 계약 비중이 높다. 가입 이후 유지·변경·보험금 청구 과정까지 고객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소비자 불만과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은 2030 중장기 ESG 전략 아래 '녹색·상생·투명금융'을 3대 축으로 ESG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디지털 혁신과 금융소비자 보호 역시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30 중장기 ESG 전략에 따라 녹색·상생·투명금융이라는 3대 전략 방향 중심으로 ESG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과 금융소비자 보호 등 세부 과제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고객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향후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이 아니라 고객 신뢰와 금융 접근성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ESG 역시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고객이 금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까지 확장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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