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 빠지는 과정, 지방 고유의 기능에도 변화 생길까?
최근 국제 학술지에서는 GLP-1 계열 치료제 사용 후 나타나는 지방조직 변화가 단순한 체중 감량과는 별개로, 대사 기능·피부 탄력·얼굴 볼륨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카포디스트리아대 연구진의 리뷰 논문에 따르면, GLP-1 치료제가 피부 진피층의 백색지방과 지방줄기세포에 존재하는 GLP-1 수용체를 지속해서 자극하면 세포의 증식·분화·에너지 대사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지방조직의 에너지 활용 능력 저하·전반적인 대사 효율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365mc 지방줄기세포센터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지방은 단순 축적물이 아니라, 전신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공급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기관”이라며 “특히 지방 조직 내 줄기세포는 혈당 조절 및 대사 활성화 호르몬 분비에 깊이 관여해 체내 에너지 균형을 정상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GLP-1 치료제는 지방 내 줄기세포와 전구세포의 포도당 흡수 양상을 변화시켜 세포 내 에너지 생성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면서 “결국 지방조직의 대사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살 빠졌는데 얼굴은 늙는다?…GLP-1, ‘오젬픽 페이스’의 과학적 해석
GLP-1 치료로 인한 지방 기능 변화가 이른바 ‘오젬픽 페이스’로 불리는 피부 노화 현상과 연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미용외과학회지에 게재된 리뷰에 따르면, GLP-1이 지방층과 줄기세포에 작용해 보호성 사이토카인 감소를 유도, 세포의 증식·분화 능력을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피부 콜라겐 생성 감소와 얼굴 근육량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손 원장은 GLP-1 치료제를 피부 노화의 단독 원인이라기보단, 복합적인 요인 중 하나로 판단하며 신중한 접근을 제언했다.
손 원장은 “GLP-1 치료제가 지방줄기세포의 수명과 활력을 떨어뜨려 세포 증식과 분화 능력을 억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로 인해 에너지가 고갈된 줄기세포가 사멸하면 재생에 필요한 물질이 분비되지 않아, 피부 재생 능력과 콜라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세포 수준의 변화 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량 자체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처짐 등의 물리적인 노화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며 “따라서 해당 약물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GLP-1 치료 중 지방이식·줄기세포 시술 앞뒀다면?...“약 중단 후 회복 기간 필수”
이러한 변화가 자가 지방을 활용한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가 지방이식과 지방줄기세포 치료가 대표적이다.
지방이식은 주입된 지방의 생착률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손 원장은 “지방 이식 시 성공적인 생착의 핵심은 이식된 지방 속 줄기세포”라며 “GLP-1 치료 후 지방은 조직 재생을 도울 ‘핵심 일꾼’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충분한 볼륨이 형성되지 않거나 유지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며 “약물 치료 후 충분한 휴식기를 거친 뒤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GLP-1 치료제를 통한 체중 감량과 지방줄기세포 시술을 함께 고려할 시, 투약 전 세포 활력이 좋은 시점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손 원장은 “약물로 인한 대사 변화나 기능 손상이 발생하기 전, 건강한 세포를 확보해야 향후 시술 시 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치료제를 썼다면, 체내 약물이 완전히 대사되고, 체중, 영양상태, 지방조직 대사가 안정화 되는 시점을 고려하면서 회복 기간을 갖는 것이 필수다”며 “회복 기간이나 시술 가능 시기는 개인별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 역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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