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엠넷, 웨이브
[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제목이 곧 장르’가 된 예능계 메가 IP들이 시즌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맷 세대교체’에 나섰다. ‘흑백요리사’, ‘피의 게임’, ‘피지컬100’ 등 검증된 메가 IP들이 시즌제의 숙명인 식상함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팀전’이다.
개인의 화려한 영웅 서사를 내려놓고 조직과 연대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시대상 반영을 넘어선 미디어 산업의 정교한 생존 전략이 숨어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 웨이브 ‘피의 게임’ 등 예능 판도를 흔들었던 대형 시즌제 예능이 일제히 ‘팀전 중심의 포맷 전환’을 예고했다.
‘흑백요리사’는 새 시즌에서 레스토랑 주방이라는 조직 단위의 경쟁을 예고했으며, 두뇌 서바이벌 ‘피의 게임’ 역시 개인전 중심의 생존 구조를 넘어 팀전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피지컬: 100’ 시리즈가 국가 단위 팀전으로 전환하며 ‘피지컬 아시아’를 선보인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엠넷의 대형 IP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새 시즌도 달라진다. 기존의 성별 경계를 과감히 지워낸 ‘혼성전’을 예고한 ‘스트릿 월드 파이터: 디렉터스 워’는 춤의 기술이나 기량, 다양성을 집중 조명한 이전 시즌들과 달리,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이끄는 디렉터로서 역량을 겨룬다. 디렉터 개인으로 참가하지만 기획력과 창의성 외에도 퍼포먼스 구성원을 통솔하는 리더쉽 또한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렇듯 메가 IP들이 시즌제의 식상함을 탈피하기 위한 돌파구로 하나같이 ‘팀’과 ‘협력’에 방점을 찍게 된 배경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추측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위는 높고, 반대로 조직 간 결속력은 허약한 우리 사회는 최근 각종 부작용을 체감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연대와 책임 같은 공동체적 가치가 재조명되는 분위기를 방송가가 발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아무리 뛰어난 개인도 결국 시스템 안에서 소통하고 힘을 합쳐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지독한 현실주의가 서바이벌의 세대교체를 이끈 동력이라고 바라보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출연자 리스크’라는 거대한 암초에 맞닥뜨린 방송가의 ‘전략적 우회’라는 진단도 잇따른다.
한 예능 관계자는 “특정 출연자의 논란이 프로그램의 중단이나 명예 실추로 이어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의 존재감을 적절히 희석하고, 도덕적 책임을 분산하는 일종의 ‘IP 보호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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