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중심 사업 구조에서 AI 인프라 시장으로 외연 확대를 추진 중인 퀄컴에게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자사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구동을 위해 퀄컴의 주문형 반도체(ASIC) 수백만개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퀄컴 주가는 장중 최대 8.3%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시장은 퀄컴의 AI 사업 확장 가능성에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CPU와 추론 가속기, ASIC 등을 여러 고객사와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구체적인 고객명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대형 클라우드·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AMD, 브로드컴, 구글 등도 AI 칩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브로드컴은 ASIC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퀄컴 입장에서는 바이트댄스와의 협력이 AI 인프라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대규모 양산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산업 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사업 축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은 미·중 반도체 갈등 속에서 성사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로 AI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자체 칩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퀄컴 칩이 미국 정부가 허용한 연산 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 있을 경우, 위탁생산 파트너인 TSMC 등을 통한 생산은 현행 규제를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 역시 AI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바이트댄스가 올해 AI 인프라 투자 예산을 전년 대비 25% 늘린 2000억위안(약 44조원) 규모로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바이트댄스의 AI 챗봇 ‘더우바오(Doubao)’는 지난해 중국 내 다운로드 수 기준 가장 인기 있는 AI 챗봇 가운데 하나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바이트댄스가 자체 설계한 AI 칩을 실제 양산 가능한 반도체로 전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퀄컴과 바이트댄스는 모두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퀄컴이 AI 칩 시장에서 확보한 첫 대형 고객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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