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6일 오후 서해상으로 신형 '경량급 다용도 미사일 발사체계', '다연장 전술 순항미사일 무기체계'를 시험발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르면 이번 주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보유국' 지위나 미사일 역량 강화 방침은 계속 고수하겠다는 의지 표현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전날 우리 정부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진핑 방북설 속 서해상 발사…37일 만에 미사일 도발
김정은 "현 정세는 부단한 군사력 갱신 재촉…강력한 포병무력 건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6일 오후 1시께 평안북도 정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된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과 방사포 등 다종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탄도미사일은 약 80㎞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다음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국방과학연구기관의 중요 무기 발사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는 ▲전술탄도미사일의 '특수사명 전투부(탄두)' 위력 ▲사거리 연장형 240㎜ 조종 방사포탄의 초정밀 자치 유도항법 체계 신뢰성 ▲전술 순항미사일의 인공지능 유도 명중 정확성 등이 평가됐다.
김 위원장은 "고난도 국방 과학기술이 실전 무기시험에 도입됐다"며 결과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전술순항미사일이 남부 국경지역 장거리 포병여단에 배치될 예정"이라며 해당 무기체계의 군사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신형 전술순항미사일이 초정밀 자치항법체계와 지형대조 항법체계, 인공지능 말기유도 기능을 결합해 100㎞ 범위 내 표적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무기가 군사분계선 인근에 배치될 경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은 군사력 갱신의 뚜렷한 신호이자 전투력 강화에서 커다란 기술적 진보를 의미한다"며 "모든 발사차량의 사격조종계통과 자동화체계가 현대전에 맞게 갱신돼 전투 적용성이 제고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정세는 부단한 군사력 갱신을 재촉하고 있으며, 가장 현대적이고 강력한 포병무력을 건설하는 것이 최우선 정책 방향"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대적 세력이 이론적으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 조건"이라며 "적에게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주는 능력이 전쟁 억제의 중요한 고리"라고 위협했다.
최전방 배치 미사일·포 정확도 향상…노후 장사정포 대체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한 3종의 포·미사일은 모두 최전방 배치 무기체계로 확인됐다.
공개된 사진과 사거리 분석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은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화성-11라 또는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화성-11라는 정밀타격 능력 확보를 위해 개발된 무기로, 한국군의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와 유사해 '북한판 KTSSM'으로 불린다. 최대 사거리는 약 140㎞로 평가되며, 합참은 해당 미사일이 평안북도 정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발사돼 약 80㎞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에도 화성-11라를 시험발사했으며, 당시에는 집속탄을 장착했다. 이번에는 '특수사명 전투부(탄두)'의 위력을 시험했다고만 발표했다. 수도권을 겨냥한 화성-11는 휴전선 최전방에 배치된 무기체계로, 북한은 지난해 8월 신형 발사대 250대를 국경 제1선 부대에 인도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발사관 4연장 형태의 발사대를 총동원하면 이론적으로 1천발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번 시험에서 사거리를 연장한 240㎜ 조종 방사포탄의 초정밀 자치유도항법체계 신뢰성도 평가했다고 밝혔다. 240㎜ 방사포는 '서울 불바다' 위협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 장사정포로, 러시아에 제공돼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투입된 바 있다. 기존 사거리는 60㎞ 수준이었으나, 유도 기능을 추가해 정밀도와 사거리를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당대회에서 신형 240㎜ 방사포를 연차별로 증강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북한은 신형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전술순항미사일도 공개했다. 기존 전략급 순항미사일(사거리 1천㎞ 이상)과 달리 신형은 사거리 100㎞, 다연장 박스형 발사 방식이다. 북한은 해당 미사일을 남부 국경 지역 장거리포병여단에 배치할 것이라며, 자율항법체계와 AI 기반 유도 기능을 더해 "초정밀타격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발사 사실을 발표하면서 '무인기 섞어쏘기'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신형 전술순항미사일의 레이더 궤적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최전방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를 집중 배치해 수도권에 대한 기습 대량 공격 능력을 갖춘 상태다. 북한군은 야포 8천800여 문, 방사포 5천500여 문을 보유해 양적으로는 한국군보다 우세하지만, 명중률과 자동 사격통제시스템 등 질적 측면에서는 열세로 평가된다.
정부, 北에 "평화·긴장완화 노력 호응해달라"
북한이 37일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8번째다.
앞서 지난달 19일 북한은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쏘며 '확산탄두 장착'을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서해상 발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과 중·러 정상회담이 이어진 가운데, 시 주석의 방북이 현실화될 경우 201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 정세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이번 행동은 '핵보유국' 지위와 미사일 역량 강화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정부는 26일 북한의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발사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 노력에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다시 한번 북한이 우리의 평화 정책과 긴장 완화 노력에 호응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우리 정부는 핵 비확산을 확고히 지지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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