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그야말로 행운이 겹친 타석이었다. 천성호(LG 트윈스)가 결정적인 활약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LG 트윈스는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지난 2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3연승을 기록 중이다. 시즌 전적 29승 19패(승률 0.604)가 된 LG는 이날 경기가 취소된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린 2위가 됐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천성호(지명타자)~박동원(포수)~송찬의(좌익수)~구본혁(3루수)~신민재(2루수)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7회 강우콜드로 끝난 경기에서 LG는 단 3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이 중 하나는 2회 박동원의 선제 솔로포, 또 하나는 7회 천성호의 결승 1타점 2루타였다.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천성호는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에서는 침묵했지만, 마지막 기회를 끝내 살려내면서 팀을 구해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첫 타석에 등장한 천성호는 볼 2개를 골라낸 후 풀카운트까지 갔다. 하지만 7구째 한가운데 152km/h 패스트볼에 헛손질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4회 1사 2루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진루타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천성호는 마지막 타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1-1로 맞서던 7회, 상대 선발 제레미 비슬리가 내려간 후 현도훈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천성호는 초구부터 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사실상 남은 번트 기회는 한 번뿐. 하지만 2구째 144km/h 직구가 가운데로 들어오자, 번트 자세를 취하던 천성호가 배트를 거둬들고 스윙했고, 타구는 3루수 옆을 뚫고 나갔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중계 플레이가 계획대로 이뤄졌다면 1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타구가 왼쪽 파울라인 바깥에 있던 방수포를 맞고 멈췄다. 그 사이 오지환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면서 LG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LG가 7회 위기를 실점 없이 막은 후, 8회부터 비가 쏟아지면서 승리를 거둬 천성호의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염경엽 LG 감독도 "비가 와서 한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쉬운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천성호가 앤드런 작전을 성공시켜 주면서 결승 타점을 올려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천성호는 7회 상황에 대해 "번트를 대서 (박)동원이 형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파울이 됐다. '이러면 안 되는데' 생각도 많이 했다"며 "초구를 성공하지 못하고 1스트라이크가 되면 마음이 쫓긴다. 운 좋게 쳤는데 타구가 거기로 가서 오늘 하늘이 많이 도와주는 경기이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안타를 친 후 천성호는 "처음에는 '2, 3루가 되는 것만으로도 좋은 찬스다' 하면서 뛰고 있었다"며 "방수포 맞고, 좌익수가 공을 잡았어야 했는데 안 잡고 앞으로 뛰어오는 걸 보고 (오)지환이 형이 홈까지 들어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루로 가면서 봤는데 3루를 돌고 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천성호는 주루에서는 위험한 장면도 보여줬다. 박동원의 희생번트로 3루로 진루한 가운데, 송찬의가 삼진으로 물러난 직후 포수 손성빈이 3루로 송구했다. 이때 리드가 길었던 천성호가 귀루 대신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태그아웃되고 말았다.
천성호는 "이러면 안되지만, 상대방의 실수를 바라고 뛰었다. 어차피 3루에서 죽을 거 홈 들어가서 실수가 나오면 살 수도 있다"며 "나름대로 승부를 걸어봤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대로 끝나서) 진짜 다행이다. 오늘 운이 LG한테 왔다"며 웃었다.
비로 인해 8회 시작 전 경기가 중단됐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천성호는 "사람이라면 결승타가 좋은 거니까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1점 차이기도 하고, 비가 많이 오면 변수도 많고, 또 이렇게 취소되면 그만큼 투수를 아끼고 이기는 거다. 그러면 너무 좋은 상황이니까 제 개인 기록보다는 그냥 팀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천성호는 올해 많은 기회를 받으며 4월까지 0.369의 타율로 고공행진을 펼쳤다. 그러나 5월 들어 월간 타율이 0.161로 추락했다. 그래도 24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추격의 적시타를 터트린 데 이어 이날 결승타로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천성호는 "아직은 좋아진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일요일(24일) 안타가 나오고 좋은 타구들이 좀 나오면서 오늘 연습할 때부터 느낌이 되게 좋았다. 그래서 오늘 자신 있게 들어갔는데 두 번째 타석까지 결과가 안 좋았는데도 '지금 느낌이 괜찮으니까 그냥 믿고 가자'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그게 결과가 좋아서 앞으로도 그냥 나를 믿고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사진=부산, 김한준·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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