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 "불안·우울"…정신건강 대응해야[안치영의 메디컬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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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9명 "불안·우울"…정신건강 대응해야[안치영의 메디컬와치]

이데일리 2026-05-27 06:05: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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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코로나 팬데믹 당시 국민들은 몸뿐 아니라 마음도 큰 상처를 입었다. 감염 초기 나타난 불안·우울·수면장애 같은 심리 반응은 장기적으로 정신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향후 새로운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초기 단계부터 정신건강 치료와 상담에 조기 개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한 ‘코로나19 급성기 이후 정신건강 결과: 한국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에서 확인된 요인’ 논문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초기 심리 상태와 이후 정신건강 문제 발생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를 진행한 국립트라우마센터(NCT)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자 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연구 대상자의 84%는 확진 후 1개월 이내 상담을 시작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사, 간호사 등이 참여해 확진자의 심리 상태를 추적 관찰했고, 상담 과정에서는 CGI-S(임상 전반 인상 척도)를 활용해 정신건강 상태를 반복 평가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초기 가장 흔한 증상(복수응답)은 불안(52.8%)이었다. 이어 △우울(39.0%) △수면 문제(32.0%) △공포(19.2%) △분노(18.8%)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대상자의 76.7%는 한 가지 이상의 심리 반응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건강 중증도를 나타내는 평균 CGI-S 점수는 초기 2.83점에서 상담이 이어지며 점차 감소해 마지막에는 1점 수준까지 낮아졌다. 증상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됐다.

연구진은 초기 심리 반응을 △집중력 저하·기억력 감퇴 등이 포함된 ‘인지·신체적 탈진’ △불안·우울·슬픔 중심의 ‘정서적 고통’ △음주·수치심 등의 ‘자기파괴적 대처’ △과호흡·흉부 압박감 등이 포함된 ‘신체화된 불안’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이 가운데 장기 정신건강 악화와 가장 관련이 큰 요인은 ‘정서적 고통’이었다. 특히 남성에서는 정서적 고통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여성에서는 정서적 고통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 등이 포함된 ‘인지·신체적 탈진’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존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정신건강 취약성이 있던 사람이 감염 이후에도 장기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감염병 상황에서는 격리와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정신건강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초기 심리 평가만으로도 장기 정신건강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뿐 아니라 정신건강 취약계층 지원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하면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2023~2027)’에 취약계층 보호 강화를 주요 과제로 포함했다.

질병관리청은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 시 감염 초기 단계부터 심리 상담과 정신건강 지원을 연계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당시 국립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했던 심리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확진자와 격리자 대상 조기 정신건강 평가와 고위험군 선별 시스템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간 격리와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이 우울·불안·수면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국립트라우마센터 간 연계체계를 강화하고, 재난 심리 지원 인력도 확충할 예정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장기 후유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층·기저질환자·기존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등을 우선 관리 대상으로 설정해 집중 지원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모니터링과 비대면 상담체계도 확대해 대규모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도 초기 단계부터 지속적인 심리 지원이 가능하도록 대응체계를 정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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