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조장' 일베 저격한 李대통령…사이트 폐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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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조장' 일베 저격한 李대통령…사이트 폐쇄 가능할까

이데일리 2026-05-27 06:02: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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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폐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플랫폼 규제의 법적 현실성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조롱과 스타벅스의 5·18 탱크 마케팅 논란 등을 계기로 온라인 혐오·조롱 문화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재차 부각되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현행법상 특정 커뮤니티 전체를 강제로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실제 폐쇄 조치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법률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폐쇄 가능성을 거론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불법정보 유통에 대해 게시물 삭제나 접속 차단 등의 조치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개별 게시물 단위에 대한 규제로 플랫폼 전체에 적용키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특히 웹사이트 전체를 차단할 경우 적법한 표현물까지 함께 제한할 수 있는 만큼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과잉금지원칙 위반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관련 검토를 담당했던 김형연 법률사무소 햇살 대표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에서 정하는 불법정보가 해당 사이트 전체 정보의 70% 이상을 차지해야 폐쇄 조치를 하겠다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내부 규정이 있었다. 당시 판단으로는 그 기준에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폐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원인으로는 법적 사각지대가 꼽힌다. 현행법 체계가 혐오 표현 자체를 직접 규율하지 못해서다. 김 변호사는 “소위 일베에서 문제 되는 표현들은 사실 적시 없이 증오감을 일으키는 추상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이러한 혐오 표현을 불법정보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해 게시물이 유통되더라도 법적으로 불법정보에 해당하지 않아 70%라는 기준을 채울 수 없는 구조다.

행정 기준을 근거로 폐쇄 처분을 강행하더라도 사법부 단계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사이트 폐쇄 여부를 판단할 때 불법정보 비중 외에 △사이트 개설자의 최초 개설 의도 △개설자와 게시자의 관계 △불법정보 유통을 위한 메뉴 구성 여부 등을 종합 평가한다. 판례는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때만 극히 제한적으로 처분을 허용하는 취지다.

해외 주요 국가들도 플랫폼 전면 폐쇄보다는 혐오 표현 기준 정립과 플랫폼 책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은 2017년 네트워크집행법(NetzDG)을 도입해 플랫폼의 혐오 표현 삭제 의무를 강화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불법 콘텐츠 유통 책임을 확대했다. 행정 권력이 표현의 장을 강제 폐쇄하기보다 시스템적 규제로 자율 정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정 커뮤니티 전체를 국가가 직접 폐쇄한 사례는 드물다.

결국 법조계에서는 플랫폼 폐쇄보다 혐오 표현 자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입법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변호사는 “독일은 역사적 배경으로 혐오 표현을 직접 규제하는 법률이 있지만 한국은 5·18 특별법 외에 정면 규제하는 일반 법률이 없다”며 “표현의 자유 논란으로 입법이 미뤄졌지만 혐오 표현의 사회적 해악을 고려해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 유형에 이를 명시하는 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 처벌을 넘어 혐오 콘텐츠가 유통되는 상업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사이트 폐쇄는 지엽적인 문제”라며 “혐오 발언이 상업적 이윤 추구 구조와 결합해 유통되는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이나 폐쇄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체 인터넷 구조와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정보 유통 경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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