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33kg을 통째로 붙인 법당이라고?…" 조선 왕실이 직접 세운 565년 역사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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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 33kg을 통째로 붙인 법당이라고?…" 조선 왕실이 직접 세운 565년 역사 사찰

위키푸디 2026-05-27 04: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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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구산동 봉산 자락에는 외벽 전체가 순금으로 빛나는 사찰이 있다. 국내 사찰 건축에서 외벽 전면을 금박으로 입히는 ‘개금불사’로 마감한 사례는 매우 드문데, 수국사(守國寺) 대웅보전이 바로 그 희귀한 경우다.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사찰의 중심을 잡고 있는 황금빛 법당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저 화려한 볼거리를 넘어, 장인의 집념과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을 연상케 한다.

장인의 손끝으로 피어난 황금빛 물결, 국내 유일의 전면 개금 법당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수국사 대웅보전이 지금의 황금빛 옷을 입게 된 것은 지난 1995년의 일이다. 당시에 외벽을 감싸는 데 사용된 순금만 무려 33kg에 달한다. 이 거대한 법당 외벽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장인들이 순금을 수만 장의 얇은 금박으로 나누어 한 장 한 장 손으로 직접 붙여 완성했다.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이어붙인 덕분에 금박과 금박 사이에는 미묘하고도 자연스러운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 진가는 맑은 날 오전, 햇살이 법당 정면을 비출 때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침 햇살을 받은 외벽이 고르게 빛을 반사하며 경내 마당 전체를 은은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오후 늦은 시간이나 흐린 날에는 이러한 빛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우므로, 수국사를 처음 방문한다면 가급적 오전 시간대를 맞춰 찾는 것을 추천한다.

560여 년 전 조선 왕실의 슬픔과 소망이 머문 자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황금빛 외관에 가려지기 쉽지만, 수국사는 조선 왕실의 깊은 역사와 애환을 간직한 유서 깊은 공간이다. 사찰의 역사는 조선 세조 연간인 14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조는 일찍 세상을 떠난 큰아들 의경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고 ‘정인사(正인寺)’라 명명했다.

왕실의 명으로 지어진 만큼 세자의 묘소를 수호하는 능침사찰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왕실과의 인연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졌다. 1721년에는 숙종과 인현왕후가 잠든 명릉(明陵)을 수호하는 사찰로 공식 지정되었고, 고종 연간에 이르러 나라를 지킨다는 염원을 담아 현재의 ‘수국사’라는 이름을 갖추게 되었다.

5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왕실 원찰에서 관음 기도 도량으로 그 성격은 조금씩 변해왔지만, 오늘날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불교문화의 맥은 이곳을 평범한 관광지와 구분 짓는 가장 큰 핵심이다.

문화유산 관람 Tip

6·25전쟁 당시 전각 대부분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다행히 내부의 성보 문화재들은 온전히 보존되어 전해진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총 6점의 불화가 지정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법당 내부의 불단과 문화재는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므로 관람 예절을 지켜야 한다. 대신 경내 외부 공간은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

도심과 자연이 겹쳐지는 곳, 사찰의 풍경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수국사는 봉산 기슭의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려 지어져, 경내에 서면 은평구 일대의 도심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고즈넉한 사찰의 정취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겹쳐 보이는 시점은 수국사만의 남다른 묘미다.

대웅보전 주변으로는 웅장한 미륵불 동상과 부처님이 처음으로 설법한 모습을 재현한 초전법륜상이 인자한 미소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시기에 따라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이 달라지는 것도 특징이다. 새해에는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가, 가을철 수험 시즌에는 자녀의 합격을 바라는 학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이 모여든다. 특히 음력 4월 8일인 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한 시기에는 경내 마당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오색 연등과 황금빛 법당이 한 화면에 담기며, 수많은 방문객이 모여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황금 법당 뒤편으로 이어지는 편백나무 숲길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수국사가 가진 또 다른 장점은 황금 법당을 둘러본 뒤 별도의 이동 없이 자연 속으로 곧바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대웅보전 뒤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를 이루는 봉산 등산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등산로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빽빽하게 우거진 편백나무 숲 구간을 만날 수 있다.

편백나무는 다른 수종에 비해 피톤치드 분비량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황금 사찰이 주는 시각적 경이로움을 만끽한 뒤, 곧바로 청량한 숲길을 걸으며 산림욕을 즐기는 동선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반나절 힐링 코스를 제공한다.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이들부터 봉산 능선까지 본격적인 트레킹을 즐기려는 등산객들까지 두루 만족하기 좋다.

'우수 사찰' 템플스테이로 즐기는 온전한 쉼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서울 은평구 수국사 / 한국관광공사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수국사에서 보다 깊은 휴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템플스테이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국사는 대한불교조계종으로부터 템플스테이 우수 운영사찰로 연속 선정될 만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프로그램은 참가자의 일정과 목적에 맞춰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사찰의 일상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체험형(80000원), 아무런 방해 없이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휴식형(70000원),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이들을 위한 당일형(40000원)이 있다. 프로그램에는 새벽 예불, 108배, 스님과의 차담, 사찰음식을 맛보는 공양 등이 포함되며, 시즌에 따라 '청춘 템플스테이' 등 세대별 특화 프로그램도 개설된다. 일반 관람과 달리 템플스테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위치 및 교통 : 서울시 은평구 서오릉로 23길 8-5에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하거나 마을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주차 및 입장료 : 서울 도심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전용 주차장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찰 입장료 역시 따로 받지 않아 주말 나들이로 방문하기에 부담이 없다.

운영 시간 :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두지만, 사찰 내부 사정이나 기도 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종무소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준비물 : 법당 뒤편의 봉산 편백나무 숲길까지 함께 둘러볼 계획이라면 흙길을 걷기 편안한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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