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내부 블랙박스 영상. 사진=더우인
중국의 한 택시기사가 요금이 부족해 불안해하던 소년에게 요금을 다 받지 않고 따뜻한 조언까지 건넨 사연이 알려지며 현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쭌이시에서 약 10세로 추정되는 한 남자아이가 혼자 택시에 타 집으로 향하던 중 심한 교통 체증에 갇혔다.
소년은 스마트폰으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신호가 전부 빨간불이고 차가 많이 막힌다”며 “집까지 아직 많이 남았는데 요금이 벌써 9.4위안(약 1700원)까지 나왔고, 주머니에는 10위안(약 1800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통화 도중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자 소년은 불안감에 울음을 터뜨렸다.
소년의 통화 내용을 들은 택시기사 왕 씨는 소년에게 “울지 말라”며 안심시켰고, 소년이 “요금을 다 낼 돈이 없다”고 하자 “괜찮다. 10위안을 넘는 금액은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소년이 고마움을 표하자 왕 씨는 “미리 기사에게 돈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해도 되고, 요금이 10위안이 되면 내려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차분하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도록 조언도 건넸다.
이어 “대부분의 기사들은 조금 더 가준다고 해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왕 씨는 결국 소년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줬다. 요금은 12위안이 나왔지만 약속한대로 10위안만 받았다.
왕 씨에게는 당시 택시에 탔던 소년과 비슷한 또래의 아들과 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지 언론에 “내가 남의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다른 사람들도 내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차 안에서 재잘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면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 장면은 택시 내부 블랙박스 영상으로 공개된 뒤 중국 관영 CCTV 등을 통해 소개되며 온라인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관련 영상은 120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온라인에서는 “아이 택시비를 대신 내주고 싶다”거나 “기사님의 아이들에게 과일을 선물하고 싶다”는 반응도 이어졌지만, 왕 씨는 이런 제안을 모두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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