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 내재화 가속…조직 정비·실증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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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 내재화 가속…조직 정비·실증 ‘속도전’

투데이신문 2026-05-26 20:05: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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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올해 하반기 경주에서 실증할 자율주행 차량.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가 올해 하반기 경주에서 실증할 자율주행 차량.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기술 자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해외 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이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자율주행 모델을 내재화하는 전략이다. 내재화 전략을 위한 개발 조직 정비, 대규모 실증사업 돌입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문 기업 포티투닷(42dot)은 엔비디아 출신 자율주행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했다. 현대차·기아 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인 박민우 사장은 전날 SNS 게시글을 통해 이희석 신임 상무 영입을 공식화했다. 

이 상무는 퀄컴·엔비디아·우아한형제들을 거친 자율주행·컴퓨터 비전·머신러닝 분야 전문가다. 2013년부터 약 8년간 퀄컴에서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 개발에 참여했고, 2021년부터는 엔비디아에서 카메라·레이더를 기반으로 한 장애물 인지 기술을 담당했다. 2023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인지 시스템 개발을 이끌었다. 

이 상무는 포티투닷에서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연구 분야 그룹 리더를 맡는다. VLA 모델은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피지컬 인공지능(AI)이 시각 정보와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인 행동을 수행하도록 돕는 AI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VLA 모델이 돌발 상황 대응 등 측면에서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보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상무는 차세대 VLA 모델 선행 개발을 주도하며 현대차의 자체 자율주행 기술인 ‘아트리아 AI’ 고도화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전략은 투트랙이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자율주행 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자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 이승조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그룹의 하드웨어 역량과 포티투닷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SDV 플랫폼의 뼈대를 만든다는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며 “외부 협력과 내재화는 상충되지 않으며 데이터 기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내재화는 완성차 업계의 공통 목표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차를 제조해 파는 것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판매·구독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소프트웨어 패권을 뺏기면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라이선스 비용은 물론 데이터를 완전히 소유하지 못할 경우 기술과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을 내재화하지 못하면 주행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데이터가 많을수록 발전 가능성과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모든 완성차 업체가 기술 내재화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조직의 실행력을 강화하며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AVP 본부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체계 변화를 알렸다. 차량 전자 및 커넥티비티 분야를 이끌던 안형기 전무와 상용차 전자제어·통합개발 역량이 있는 유지한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이 없었던 AVP 본부에 부사장 체제가 도입됐고, 책임연구원 4명도 상무로 승진하며 개발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현대차·기아 박민우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 박민우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올해 하반기 경주에서 자율주행 실증에 나서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3일 국토부·광주광역시·자율주행 스타트업 등과 함께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민간이 축적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다양한 도로 조건을 갖춘 광주광역시 내에서 실증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협약에 참여한 기관과 민간 기업이 ‘대한민국 자율주행팀’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규모 차량 운영과 데이터 수집·기술 검증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차량을 200여 대 투입해 자체 자율주행 솔루션인 ‘아트리아 AI’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트리아 AI는 인식·판단·제어 전 과정을 하나의 AI 모델로 연결하는 E2E 자율주행 방식이다. E2E 자율주행은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며 진화한다. 사전에 규칙과 시나리오를 입력하는 ‘룰 베이스’ 방식보다 돌발 상황 대응에 효과적이다. 

이번 실증은 박민우 사장이 강조해온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 전략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데이터 플라이휠은 서비스 사용자가 생성하는 데이터가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개선된 모델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더 많은 데이터를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한다. 박 사장은 지난 1월 임직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 지능형 모빌리티의 토대가 될 피지컬 AI 프레임워크, 데이터 플라이휠을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자율주행 생태계에서 협력을 확대한 점도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늦어졌던 원인 중 하나로 ‘폐쇄적인 R&D 환경’을 지목해왔다. 미국·중국의 자율주행 관련 기업이 플랫폼과 솔루션을 서로 공유하며 성장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시너지 효과를 낼 협업 생태계가 없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실증에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라이드플럭스 등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동참한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자율주행 실증 차량과 플랫폼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하며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우 사장은 “이번 실증 사업은 향후 국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며 “실증을 통해 고객에게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 주도권 확보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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