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사태 후폭풍 본격화…고개 드는 '고용유연화'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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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사태 후폭풍 본격화…고개 드는 '고용유연화' 여론

르데스크 2026-05-26 18:30: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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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도체 업계의 수억대 성과급을 의식한 타 기업 노조의 성과급 개편·상향 요구가 빗발치면서 반대급부로 고용유연화 찬성 여론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각 기업 노조들이 하나 같이 회사의 성과(영업이익 등)를 한도 없이 일정 부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고통(적자 책임 등) 또한 동등하게 분담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 상 업황에 따라 기업 실적도 크게 널뛰기 마련인데 불황을 대비해 비축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줄어드니 최소한의 비용 감축 수단이라도 마련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삼성전자 노사갈등 후폭풍…대기업 노조들 파업 볼모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봇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는 노사 합의를 통해 성과급 산정 기준을 '경제적 부가가치(EVA, Economic Value Added)'에서 '영업이익 10%'로 단순화했다. 경제적 부가가치의 기준이 모호하고 책정 기준 또한 불투명하다는 노조 측의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힙입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기존 합의에 따라 전 직원이 수억원대의 성과급을 받았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 노조는 즉각 반응했다.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 들고 사측을 상대로 성과급 기준 변경을 요구했고 끝내 사업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겠다는 합의를 받아냈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은 최대 6억원 가량(세전, 연봉 1억기준)의 성과급을 챙기게 된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이른바 '영업이익 N%'라 불리는 성과급 단순화 요구는 자동차, 조선, IT 등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강성노조로 악명 높은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천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과 더불어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안을 올해 임단협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동안 줄곧 기본급의 일정 비율을 정액 형태를 고수해 왔으나 올해 돌연 반도체 업계의 연동 성과급과 동일한 방식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HD현대중공업 통합 노조도 임단협을 앞두고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한 성과 배분 등을 골자로 한 임금인상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이른바 '영업이익 N%'라 불리는 성과급 단순화 요구는 자동차, 조선, IT 등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에서도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성과급 체계와 고용 안정 문제 등을 두고 논의를 이어갔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카카오와 산하 계열사에서 파업 찬반 투표가 이뤄졌고 끝내 가결됐다. 노조는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추후 공유하겠다며 사측과의 조정 여지는 남겼지만 여전히 파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체적인 숫자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카카오 노사 갈등 역시 성과급 책정 방식과 규모가 핵심 쟁점으로 알려진 탓이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20일 개최한 결의대회에서 "경영진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임원에게만 150%에 달하는 단기 성과급을 책정하고 일반 직원의 성과급 재원은 축소했다"며 기존 성과급 제도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바 있다.

 

상급 노조단체까지 성과급 갈등 논란에 가세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삼성전자의 노사 합의 이후 일제히 성명을 내고 협력업체·하청 노동자와의 성과 공유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삼성이 거둔 세계적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을 버텨낸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과 지역사회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타결의 성과는 반드시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노총도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성과의 과실이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전반을 혁신하는 실질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익 나눠 갖는다면 적자 때는?" 기울어진 노사관계에 '고용유연화' 찬성 여론 급확산

 

여론 안팎에선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 분야의 주축 기업들이 잇따라 파업 리스크에 휩싸이자 비대해진 노조 권력의 분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경제 구조 상 글로벌 업황이나 국제 분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실적이 좌우될 때가 많은데 지금의 구조는 이익은 곧장 분배하고 적자는 온전히 회사가 떠안는 식이기 때문에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권력 무게추를 맞춰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성과 분배를 요구한다면 성과를 내질 못했을 때의 책임을 묻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현재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안은 바로 '고용유연화'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의 줄파업 사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만큼 고용유연화 조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자는 내용만 놓고 보면 문제될 게 없지만 현행 법·제도는 성과 공유의 필수 요건인 책임 부분은 빠져 있다는 점에서 부진한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장치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여론 안팎에선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 분야의 주축 기업들이 잇따라 파업 리스크에 휩싸이자 비대해진 노조 권력의 분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한 회원은 "이참에 고용유연화에도 국민 여론이 형성되서(모아져서) 기회주의자들을 없애고 진짜 일하는 사람만 남게끔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깨어 있으신 분이다" "우리 회사도 놀먹(놀고 먹는) 직원이 너무 많다. 자아만 커서 돈만 많이 달라는 걸 보면 역겹다" 등 주장에 동조하는 댓글들이 여럿 달렸다. 이 밖에 SNS 플랫폼이나 직장인 전용 커뮤니티 등에도 "고용유원화가 됐으면 삼전 사태가 안터졌다" "이번 삼전 사태로 고용유연화가 아젠다로 등장해보길 희망한다" 등의 제목이 달린 게시물이 여럿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등장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 전인 지난 20일 개인 SNS를 통해 "보너스도 아니고 그냥 달라고 요구한다면 기업이 손해날 때 월급을 깎거나 정리해고에도 동의하는가"라며 삼성전자 노조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나는 노조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노조의 부당한 짓을 부정하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홍 전 시장은 앞서 자신의 소통채널(홈페이지)에서 '삼전 노조의 성과급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지금 삼전 노조의 행태는 과도한 요구이고 경영권 침해도 될 수 있다. 영업이익이 귀속되는 주체는 주주들이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시민단체 관계자 역시 "지금 법·제도 하에서는 국가적·국민적 손실을 볼모 삼은 노조 무리한 파업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번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돼 다행이지만 사실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많은 노조가 국가 경제를, 혹은 국민의 삶을 볼모로 잡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할텐데 과연 기업의 힘만으로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철저한 성과주의, 파격적인 보상으로 인재를 빨아들이는 미국 빅테크들에 맞서려면 우리나라도 채용과 해고가 자유로운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과급 확대 요구 자체를 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기업의 이익만 공유하고 경영 부담과 책임은 기업이 전적으로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과 고용 안정성 모두 흔들릴 수 있다"며 "한국처럼 대외 경기와 업황 변화에 민감한 경제 구조에서는 성과보상 체계와 함께 고용 유연성, 생산성 중심의 인사 구조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갈등이 임금 인상과 파업 중심으로 반복되기보다 기업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고용 창출이라는 방향에서 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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