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턴에서 한솥밥을 먹은 체코 센터백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오른쪽)과 한국 공격수 황희찬은 6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릴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충돌한다. 사진출처|FIFA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체코축구대표팀 주장 라디슬라프 크레이치(27·울버햄턴)가 2026북중미월드컵에서 만날 ‘홍명보호’를 향해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센터백이 주 포지션인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로도 뛰는 ‘수비형 멀티 플레이어’다.
크레이치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월드컵은 우리가 오랫동안 짊어진 무거운 짐이었다”면서 “마침내 우리의 노력이 보상받았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평생 잊지 못할 대단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체코는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덴마크 자치령 페로 군도에 충격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백전노장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74)이 부임한 뒤 빠르게 반전했다.
3월이 하이라이트였다. 조 2위로 오른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D 토너먼트서 아일랜드에 이어 덴마크를 꺾고 월드컵행을 확정했다. 크레이치는 이 때 주장이 됐다. 전임 토마시 소우체크(31·웨스트햄)가 팬들과 갈등을 빚은 뒤 완장을 내려놓자 그에게 기회가 왔다.
투철한 사명감과 강한 리더십을 가진 크레이치는 동료들을 훌륭히 이끌었다. 2경기 연속 득점해 조국에 큰 힘을 보탰다. 그는 “아일랜드전을 0-2로 끌려갔다. 이럴 땐 계속 용기를 불어넣고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며 “우린 단단히 뭉쳐 끝까지 싸우는 팀이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체코의 첫 상대가 한국이다.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서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갖는다.
A매치 25경기서 5골을 넣은 크레이치는 반가운 동료도 만난다.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함께 누빈 황희찬(30)이다. 지로나(스페인)에서 울버햄턴으로 임대된 그는 4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목 부상으로 잠시 쉰 기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뛰었다.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크레이치는 황희찬에게 “PO에서 (울버햄턴 동료) 맷 도허티를 탈락시켰으니 이번엔 네 차례”라고 이야기했다. 농담 섞인 경고다. 그는 “한국전이 기대된다.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팀과 맞선다. PO에서 보인 팀 정신을 유지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모두가 할 일을 잘 알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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