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지역민들 사이에서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 '부산당'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제과 브랜드 '성심당'과 상호명부터 간판 디자인, 매장 외관, 제품 구성까지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모방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과 타 지역 방문객의 유입이 많은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본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브랜드 논란을 넘어 부산의 관광도시 이미지와 지역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은 전국적으로도 오랜 제과 문화와 로컬 베이커리 역사를 가진 도시로 평가받는다. 이에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부산만의 브랜드 경쟁력과 정체성을 보여줘야 할 지역에서 타 지역 대표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매장이 등장한 것 자체가 지역 자존심과도 연결된 문제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성심당 닮은꼴 논란 넘어서 지역 이미지 우려"…싸늘한 부산 시민들 시선
부산당은 1983년부터 부산역 앞에서 운영돼 온 '백조제과'를 전신으로 한다. 이후 브랜드 확장을 거쳐 지난해 7월 부산역점을 열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해운대 본점을 개점하며 점포 확장에 나섰다. 특히 해운대 본점은 다수의 호텔이 밀집한 해운대 관광특구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해운대해수욕장과 도보 5분 거리로 관광객 접근성이 높은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해당 매장은 개점 초기부터 대전 성심당과의 유사성 논란에 꾸준히 휩싸였다. 상호명부터 간판 서체, 매장 외관, 내부 인테리어, 패키징 방식, 대표 제품군 구성까지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성심당과 닮았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실제로 부산당에서 판매 중인 일부 과일 케이크 제품은 성심당의 대표 인기 상품인 '시루 케이크' 시리즈와 외형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당의 망고케이크는 시루 형태의 단면 구조와 망고 토핑 배치, 투명 띠지 포장 방식 등이 성심당의 대표 제품인 '망고시루'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여기에 민트색 계열 포장 박스와 붉은 벽돌 외관 역시 성심당 본점의 상징적 이미지와 닮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카피 의혹과 관련해 성심당 측은 "자사 제품과 유사해 보일 수는 있지만 동일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비교적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그런데 원조 브랜드 측 반응과 달리 부산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냉랭한 분위기다.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거주 중인 주부 김미향 씨(56·여)는 "처음 간판을 봤을 때 성심당 분점이 부산에 생긴 줄 알았다"며 "건물 외관과 매장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 순간 눈을 의심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평가받는 성심당을 대놓고 따라 하는 것처럼 보여 부산 시민 입장에서는 솔직히 부끄럽게 느껴진다"며 "실제로 주변 주민들 사이에서도 건물 외관을 보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성심당 아류 브랜드 아니냐'는 말을 듣게 돼 민망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대구 주민 민현정 씨(58·여)는 "부산, 특히 해운대는 외국인과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 관광지인데 다른 지역 유명 브랜드를 그대로 연상시키는 점포가 들어선 것은 우려스럽다"며 "부산만의 독창성과 지역성을 보여줘야 할 공간에서 모방 논란이 불거질 경우 도시 이미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도시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와 지역 정체성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성심당이 언급되는 등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관광객 김수연 씨(25·여)는 "상호명부터 간판 글씨체, 제품군까지 대전 성심당과 유사해 처음엔 부산 분점이거나 협업 브랜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매장 모습만 보면 대부분 고객들이 성심당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의도와 별개로 모방 논란이 나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전 성심당 짝퉁 아니냐", "굳이 왜 이렇게까지 비슷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빵 맛도 흉내 낸 느낌이다", "그냥 SNS 홍보형 베이커리 같다"는 등의 비판 글과 댓글이 이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과업계 특성상 인기 제품과 콘셉트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브랜딩과 제품 유사성만으로 과도하게 단정해선 안 된다"는 반응도 나오며 과도한 여론몰이를 경계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히 한 브랜드의 카피 의혹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로컬 브랜드 경쟁력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부산은 6·25 전쟁 시절 피란민들과 함께 형성된 오랜 제과 문화와 유서 깊은 로컬 빵집들이 많은 도시다"며 "지역 자체의 충분한 역사와 경쟁력이 있음에도 타 지역 대표 브랜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점포가 논란이 되는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피 논란은 특정 브랜드 하나의 이미지 문제를 넘어 오랫동안 독창성과 지역성을 지켜온 부산 전체 로컬 베이커리 산업의 가치와 명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단기적 화제성보다 부산만의 스토리와 지역 문화를 반영한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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