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정부가 전월세난 대응 카드로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다시 속도를 낸다.
국토교통부가 비아파트 신규 공급모델 도입과 금융지원 확대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만1000호, 2030년까지 1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전월세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파트보다 공급 속도가 빠른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을 활용해 단기 주거 물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도심 내 자투리땅을 활용해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를 2027년까지 2만6000호, 2030년까지 7만7000호 유도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2인 가구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2009년 도입된 주택 유형이다. 도시지역에 들어서는 300세대 미만,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말한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위해 세대 수와 층수 기준을 완화한다. 준주거·상업·공업지역에서는 세대 수 기준을 500세대 미만으로, 역세권에서는 700세대 미만으로 넓힌다. 층수 기준도 기존 5층 미만에서 6층 미만으로 높인다.
일조권 규제도 손본다. 건축물 높이 10~17m 구간의 정북 방향 이격거리를 5m로 통일하고, 주차 기준은 지방자치단체가 50~7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재량을 확대한다.
로봇주차 도입도 허용한다. 반경 300m 안에 유사 주민공동시설이 있는 경우에는 별도 주민공동시설 설치 의무를 면제한다.
공실 상가와 오피스를 주거시설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비어 있는 상가·오피스 등을 프리미엄 원룸이나 오피스텔로 전환해 2027년까지 1만5000호, 2030년까지 3만3000호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2000호 규모의 비주거시설을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주거시설 전환 네트워크 센터’도 설치한다. 센터는 수요자와 설계·시공업체를 연결하고, 사업 컨설팅과 표준 평면도 제공 등을 맡는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것도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이 경우 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면제하고, 기숙사 입주 자격 완화도 함께 추진한다.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된다.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자 대출은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늘린다. 전용 60㎡ 이하는 연 3.4% 금리로 최대 1억1000만원, 전용 60~85㎡는 연 3.6%로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비주거시설을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에도 자금 지원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원룸은 5년간 실당 800만원, 오피스텔과 기숙사는 14년간 호당 7000만원 규모의 연 3%대 대출을 지원한다. 모기지 보증은 감정가의 60% 이내에서 제공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비아파트 전용 특례 PF 보증과 분양보증을 신설한다. PF 보증은 대지비의 5% 또는 총사업비의 1% 중 더 큰 금액을 기준으로 발급된다. 보증료는 20%포인트 할인된다. 분양보증료는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의 0.19~0.33% 수준으로 책정되며, 오피스텔 특성을 반영한 별도 심사 기준을 적용한다.
착공이 지연된 수도권 주택사업장 정상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착공이 늦어진 약 10만호의 조기 착공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물량은 32만3000호다. 이 가운데 1년 이상 지연된 물량은 아파트 9만4000호, 비아파트 6000호로 집계됐다. 주요 지연 사유로는 법령 해석 차이, PF 자금난, 공사비 분쟁 등이 꼽혔다.
정부는 주택사업 관련 협회와 함께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운영해 사업장별 문제를 파악하고 제도 개선과 사업 정상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업성이 확인된 곳에는 금융 공급도 확대한다.
관련 내부 규정은 즉시 개정하고, 법령 개정도 3개월 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앞서 전월세난 완화를 위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6만6000호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규제지역에 집중 배치한다.
이번 대책은 매입임대에 더해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전환, 착공지연 사업장 정상화까지 묶어 비아파트 공급 기반을 넓히려는 후속 조치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국민주권정부는 그간의 일회성 문제 진단과 대책 발표 방식에서 벗어나 9·7 대책 공급 목표 달성 시점까지 사회경제 여건 변화와 현장 목소리에 기초해 공급 체계를 계속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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