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 보호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교권침해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제23회 국무회의 겸 제10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교원지위법 개정안) 등 법률공포안 45건, 대통령령안 25건, 일반안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반복적이지 않은 민원이라도 교육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줄 경우 교권 침해로 인정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또 비대면 원격수업 중 발생한 침해 행위도 교육활동 침해 유형에 포함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함께 심의·의결됐다. 개정안에는 매년 5월 넷째 주 월요일을 ‘학교폭력예방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개정으로 교육활동 침해 판단 기준이 ‘반복 여부’에서 ‘교육활동 방해 정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단 한 차례 민원이라도 수업이나 생활지도를 심각하게 방해할 경우 교권 침해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스승의 날을 맞아 이 대통령은 “선생님들이 교육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반복 민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권 침해 인정이 어려웠던 사례까지 보호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교육계에서는 악성 민원 대응 실효성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국무회의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범위를 확대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함께 심의·의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토허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 이행을 유예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관련 허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기존에는 토허구역 내 주택 취득 시 허가 이후 4개월 이내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했지만,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세입자가 있는 주택 거래가 사실상 막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임차인이 거주 중인 토허구역 내 주택 거래가 일부 가능해지면서, 사실상 거래가 위축됐던 일부 매매 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무주택자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제한해 투기성 거래 확산 가능성은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 해당 법안에는 친일 재산뿐 아니라 이미 처분된 재산의 대가까지 환수 대상으로 명시하고, 신고·적발 기여자 포상금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친일 재산 자체뿐 아니라 이미 처분된 대가까지 환수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재산 은닉이나 우회 처분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취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가 대응 조치도 함께 내놨다.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인하 조치는 오는 7월 말까지 두 달 연장되고, 닭고기에는 7월 말까지, 돼지고기에는 연말까지 각각 0%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앞서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닭고기 3만t, 돼지고기 1만2천t에 대해 긴급 할당관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축산물 가격 부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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