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EU 집행위원회에 비공식 의견서 전달
中관영지 "중국 충격론은 과장…유럽 경쟁력 하락은 스스로 초래"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고일환 한종구 기자 = 유럽연합(EU) 5개국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EU 차원의 대응 강화를 촉구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 기업의 이익을 해치는 일방적 조치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등 5개국이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비공식 의견서를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5개국은 중국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국가가 체제적 구조적 산업 과잉 생산을 유발하고 있다"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비공식 의견서에는 특정 무역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긴급수입제한조치와 관련 조사를 더 적극적으로 개시해야 한다는 제안이 담겼다.
또한 무역 규칙 위반 사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더 주도적으로 제소하고, 조사 부서의 인력도 확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무역 구제 조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 기준에 '경제 안보'를 추가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5개국은 의견서에서 "이 같은 접근 방식이 전략적 부문과 가치 사슬에서 EU의 생산 능력을 보존하고, 유럽의 산업 기반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은 외국 기업이 EU의 조사를 우회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보완하고, 개별 외국 기업에 직접 반(反)보조금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EU 집행위의 권한을 넓히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같은 방안은 무역법 301조로 대표되는 미국식 자국 산업 보호 체계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미국은 무역을 경제 논리가 아닌 국가 안보의 연장선으로 취급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중국의 특정 산업에 선제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실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2일 전략 산업 보호를 위해 미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사설을 통해 "EU의 대중 무역적자 확대를 근거로 한 중국 충격론은 과장됐다"며 "전기차·태양광·배터리 등 중국의 신산업 수출은 유럽의 구조적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또 "유럽 산업 경쟁력 약화는 러시아 관련 전략 실패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과도한 규제, 연구개발 투자 부족 등 자초한 측면이 크다"며 "무역 장벽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무역전쟁 당시 관세 부담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갔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피해를 줬다"며 "EU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유럽을 진정성 있는 파트너로 여겨왔지만 중국 기업의 이익을 해치는 일방적 조치에는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양측은 무역전쟁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오는 29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전략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koman@yna.co.kr
jkha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