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고환율 상황을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일시적 환전 수요로 진단했다. 청와대는 ‘3고(高)’ 부담과 관련해 서민·중소기업 지원 방침을 밝히며 경제 불안 진화에 나섰다.
26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을 넘어선 배경과 관련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서 달러로 바꿔 나가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 보유 자산 평가액이 커진 만큼, 이들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환전 수요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물었다.
구 부총리는 “외국인 자산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상반기에 110조원 정도를 리밸런싱하는 과정에서 환전 수요가 커졌다”며 “외국인 주식 매각 대금 환전 수요가 가장 큰 요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주가가 안정되면 멈추겠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언급한 것은 현재의 환율 상승을 외환위기식 구조 불안이 아닌 금융시장 내 자금 이동 과정의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의 ‘3고는 성공의 비용’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 상황이 중소기업과 서민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취약계층 금융지원 확대와 물가 안정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정책실장은 최근 SNS를 통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상황을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표현해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가 별도 입장을 통해 서민·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언급한 것은 ‘성공의 비용’ 발언이 민생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하반기 경제 대응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중동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의 어려움에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명목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잠재성장률 반등의 원년이 되도록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은 과감히 줄여야 한다”며 재정 효율성도 함께 주문했다.
적극 재정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지출 구조조정을 언급한 것은 경기 부양과 재정 건전성을 함께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해서도 “주식시장 활황에서 소외감을 느낀 국민들이 기회를 찾고 있는 것 같다”며 “자산 격차를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소득 격차보다 자산 격차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펀드 운용 경쟁 강화와 수익률 관리 필요성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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