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을 벗어난 기술과 신체의 리듬… 미디어아트전 ‘기울어진 숨’ 컷더케이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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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을 벗어난 기술과 신체의 리듬… 미디어아트전 ‘기울어진 숨’ 컷더케이크에서

문화매거진 2026-05-26 13:05: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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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컷더케이크 미디어아트 기획전 '기울어진 숨(Titled Breath)' 포스터 
▲ 컷더케이크 미디어아트 기획전 '기울어진 숨(Titled Breath)' 포스터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 마포구 컷더케이크는 공간의 첫 미디어아트 전시로 송성훈, 윤장호 작가가 참여하고 오은숙이 협력 기획한 ‘기울어진 숨(Tilted Breath)’을 다음달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컷더케이크가 선보이는 첫 미디어아트 전시로, 인간 중심의 감각 체계가 해체된 시대 속에서 인간과 기계, 공간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한다.

오늘날의 미디어아트는 공간의 다양한 변수를 데이터화하며 독자적인 움직임을 생성해 낸다. ‘기울어진 숨’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인간이 더 이상 시스템을 지배하거나 통제하는 주체가 아니라, 거대한 흐름 속에 개입하는 하나의 변수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 전시 전경 / 사진: 컷더케이크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컷더케이크 제공 


전시는 작품과 관람객이 단순히 주고받는 상호작용(interaction)의 차원을 넘어선다. 기계와 공간이 스스로 호흡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인간이 그 사이에 뒤늦게 개입하는 상황을 제시하며 ‘인간 이후의 감각 체계’를 실험한다.

전시는 두 작가의 시각적·촉각적 탐구를 통해 전도된 감각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윤장호는 키네틱 작업을 통해 불안과 긴장을 기계적 움직임으로 시각화한다. 그의 ‘Resistance Device’ 연작과 ‘Choreography No.1’은 레이더와 소리, 진동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생성하며, 인간을 감상의 주체가 아닌 시스템 내부의 파편적 정보로 환원시킨다. 반복되면서도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기계 장치는 관객에게 낯선 긴장과 감각적 불안을 유발한다.

▲ 전시 전경 / 사진: 컷더케이크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컷더케이크 제공 


송성훈은 디지털 시대의 탈신체화 현상 속에서 오히려 인간의 신체 감각을 다시 전면으로 끌어낸다. 작품 ‘Willow’는 바람과 소리의 흐름을 활용해 인간이 완전히 인지할 수 없는 자연의 층위를 드러내며, ‘Vertigo’는 영상과 거울 구조를 통해 시각과 방향 감각을 교란한다. 관객은 흔들리는 이미지와 공간 사이에서 자신의 몸과 감각을 다시 의식하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사운드와 진동, 기계의 움직임 속에 곧바로 놓인다. 작품은 인간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작동하며, 관객은 그 사이를 통과하면서 공간의 리듬과 불안정한 균형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는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 아닌, 환경 속 하나의 요소로 존재한다는 감각을 환기한다.

‘기울어진 숨’은 단순한 인터랙티브 전시를 넘어 기계와 공간이 스스로 호흡하는 환경 속에 인간이 뒤늦게 개입하는 상황을 제시한다. 관객은 중심적 주체가 아니라 흔들리는 감각과 어긋난 균형 사이를 함께 통과하는 존재로 위치하게 되며, 이를 통해 인간 이후의 감각 체계를 체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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