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다고 그것을 꼭 살 수 있는 것도, 시간이 있다고 그곳에 꼭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돈이 없다고 반드시 못 할 것도 아니다. 이 불확실성에 확 질려버릴 때마다 이마를 탁 치면서 하는 말. 하쿠나 마타타…. (한숨)
짐바브웨는 100조 달러권까지 나올 만큼 경제가 박살 난 후로 자국 통화를 더 이상 쓰지 않고 미국 달러와 유로를 통화로 쓴다. 스스로 돈을 찍어내지 못하고 외지인이 와서 쓰고 가는 돈에만 의지해야 하니 늘 달러 부족에 시달린다.
ATM에 캐시가 없다길래 처음에는 그 기계 안 현금이 다 나갔다는 줄 알고 매일 저녁 숙소에 들어오면서 다른 ATM을 찾아다녔는데도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낮에 은행을 가봐야겠다 싶어 오후에 찾았는데 은행 밖까지 줄이 서 있어서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음 날부터 조금씩 더 일찍 나가보았다. 낮에 가도, 오전에 가도 이미 줄이 너무 길었다. 그렇게 시간을 점점 당기다가 며칠째에는 아예 오전 7시, 은행 문 열기 전에 나가봤는데 아직 닫힌 문 앞에서 건물을 한 바퀴 뺑 돌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때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알았다. 나라 자체에 달러가 없어서 자기들도 예금을 못 찾고 있다고. 오전 6시부터 나와 기다려도 은행 문 닫기 전에 돈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정말 돈을 ‘찾으러’ 은행에 오고 있다. 이 나라 어디에도 돈이 없다. 내 통장엔 돈이 있는데 뽑지를 못한다니! 비상금 100달러까지 깨서 쓰던 터라 진짜 마음이 탔다.
게다가 현주 언니는 여기 오기 전 탄자니아 기차에서 지갑을 도둑맞아 빈털터리가 됐을 때, 거기서 만난 한국인 회사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빌려줘서 그 현금으로 연명하고 있던 터라 우리 모두 현금이 절박했다.
숙소에 전기가 나가면 일찍 자면 되고, 물이 끊기면 다음 날 아침에 씻으면 되고, 밥이 없으면 한 끼쯤 굶어도 된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밥을 사 먹지도, 차표를 사지도 못한다! 매일 떠나야 하는 우리 발이 꽁꽁 묶일 것 같았다.
달러가 없는 나라와
달러를 다 쓴 나
달러를 도둑맞은 현주 언니···.
달러 없는 자의 서러움이 짐바브웨에 모여 있다. 여기 있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니까 일단은 일정대로 불라와요를 떠나야 한다. 다음 도시에 가서 다시 돈을 ‘구해’봐야지.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작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여행 드로잉을 기반으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에세이 작가로, 한 장소에서 사람이 기능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삶의 조건을 들여다본다. 현재 일본 여행기 <유니폼> 과 아프리카 여행기 <아프리카 그림일기> 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아프리카> 유니폼>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