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 진료’ 의료기사법 국회 문턱 못넘어…의료계 반발에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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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 진료’ 의료기사법 국회 문턱 못넘어…의료계 반발에 난항

투데이신문 2026-05-26 11:32: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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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우 회장직무대행 등 의료계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의사·치과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과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우 회장직무대행 등 의료계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전국 의사·치과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의료기사가 의료기관 외의 가정이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기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논의 과정에서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점 등이 쟁점이 됐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국회가 ‘재택의료 확대’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자 의사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정책 추진 방향과 의료현장의 수용 가능성 사이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정부·여당은 현재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해 병원 밖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기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는 정부 수정안이 단건 상정돼 논의됐으나 의사단체의 반발과 여야 간 이견이 맞물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보류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법상 의료기사 업무 기준인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를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따라’로 변경하는 데 있다. 병원 이용이 어려운 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의사의 처방이나 의뢰를 전제로 가정과 사회복지시설 등 의료기관 외부에서도 방문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의료계는 이번 개정안이 의료기사의 단독 의료행위를 사실상 확대하고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에서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현행법상 의사의 지도 하에서만 가능하도록 한 의료기사의 업무를 이른바 ‘처방, 의뢰’만으로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본 개정안은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의 지도 하에 의료기사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환자의 상태 변화에 대해 즉각적인 대처를 가능하게 하는 현행 의료체계 질서를 훼손하면서까지 억지로 ‘처방’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현장의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며 “아울러 면허체계의 기본원칙을 망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의료계, 수요자 단체는 통합돌봄 체계 확대에 따라 의료기관 외부에서 이뤄지는 방문재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번 법 개정이 변화한 의료·돌봄 환경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입장이다.

의료기사법 국회 통과를 염원하는 수요자 및 지지 단체 일동은 지난달 21일 성명을 내고 “법안은 특정 직역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며 온전히 보건의료서비스의 실질적 수요자인 국민을 위한 핵심 민생법안”이라며 “의료현장에서 ‘환자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명분이 이동조차 힘겨운 환자들에게 ‘병원 방문’만을 강제하는 현 제도는 법안 개정을 반대하는 직역단체의 불합리한 논리일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임 소재와 업무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국회 복지위원회는 법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통합돌봄 체계 구축은 이재명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음에 따라 앞으로도 방문재활을 통합돌봄 서비스에 포함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의사단체들이 이번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관련 갈등과 의료계의 긴장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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