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쉘 모비스 WRT가 시즌 첫 우승의 기세를 몰아 '2026 FIA WRC 제7전 일본 랠리'에 출전한다.
현대는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 일대에서 열리는 일본 랠리에 티에리 누빌, 아드리앙 포르모, 헤이든 패든을 투입한다. 이 대회는 올 시즌 마지막 타막 이벤트로, 기존 11월 개최에서 5월로 일정이 옮겨졌다. 대회는 토요타시를 중심으로 열리고 총 20개 스테이지와 302.82km의 경쟁 구간으로 구성된다.
이번 랠리는 좁고 기술적인 산악도로가 특징이다. 스테이지는 끊임없이 방향이 바뀌고, 도로 폭이 좁으며, 곳곳에 방호벽과 낭떠러지,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타막 랠리이지만 노면 변화와 코너 리듬, 페이스노트 정확도가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이벤트다.
현대는 일본 랠리와 의미 있는 인연을 갖고 있다. 누빌과 코드라이버 마틴 비데게는 2024년 이 대회에서 FIA WRC 드라이버 및 공동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했다. 현대는 2022년에도 원투 피니시를 기록했다.
다만 과제는 분명하다. 현대 i20 N 랠리1은 올 시즌 타막에서 완성된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직전 타막 이벤트였던 랠리 이슬라스 카나리아스에서도 토요타 가주 레이싱에 밀렸다. 그러나 현대는 최근 포르투갈 랠리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고 일본의 특성이 기존 타막 랠리와는 다소 다르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앤드류 휘틀리 현대 모터스포트 WRC 스포팅 디렉터는 “포르투갈 우승은 팀에 큰 활력이 됐다. 지난 몇 달 동안 팀이 쏟은 노력이 그래블에서 i20 N 랠리1의 속도로 나타난 결과였다”며 “일본은 이론적으로 우리 팀에 가장 좋은 노면은 아니지만 아이치와 기후의 스테이지는 올해 앞서 경험한 타막과는 조금 다르다. 짧은 코너와 중속 성격의 이벤트이기 때문에 더 경쟁력 있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최 시기가 5월로 옮겨진 점도 변수다. 휘틀리는 늦봄과 초여름 조건이 11월보다 노면 상태를 일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낙엽이 적고 기온은 섭씨 20도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낮 시간이 길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장마철에 가까운 시기인 만큼 갑작스러운 폭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비가 내리면 노면은 순식간에 풀 웻 상태로 바뀌고 반대로 높은 기온에서는 빠르게 마를 수 있어 타이어 선택과 대응 속도가 중요해진다.
현대의 현실적인 목표는 토요타 진영을 갈라놓고 포디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휘틀리는 “강한 결과라면 토요타 사이에 들어가 포디엄을 놓고 싸우는 것”이라며 “이번 랠리에는 우승을 다툴 속도와 경험, 동기를 가진 드라이버가 7~8명은 있다. 팀의 역할은 일요일 오후 포인트가 주어질 때까지 성능과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이버들도 신중하다. 포르모는 지난해 일본에서 포디엄 경쟁을 펼쳤던 기억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5월 개최라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조건은 덜 예측 불가능할 수 있지만 도로는 여전히 매우 기술적이고 까다롭다”며 “일본은 시즌 마지막 타막 랠리이고 지난해 우리는 포디엄권에서 싸웠다. 다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누빌은 포르투갈 우승 이후 자신감을 얻었지만 타막 성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시즌 첫 우승을 거둔 것은 매우 기쁜 일이고 주말 내내 경쟁력이 있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면서도 “현재 우리는 타막에서 성능을 찾기 위해 여전히 싸우고 있다. 일본은 WRC 캘린더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랠리 중 하나이고, 아마 가장 느린 랠리 중 하나일 것이다. 많은 코너가 비슷하기 때문에 페이스노트를 세밀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든에게 일본 랠리는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이다. 그는 2010년 그래블 랠리였던 시절 일본 랠리에 출전한 경험은 있지만 현재의 타막 스테이지는 처음이다. 패든은 “이전 랠리 재팬 경험은 2010년 그래블 이벤트였기 때문에 타막 도로 경험은 없다. 여러 스테이지가 이전 해와 유사하기 때문에 데이터와 온보드 영상을 많이 분석했다”며 “사전 테스트 이후 크로아티아 때보다 차 안에서 더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 그때의 배움을 바탕으로 세팅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패든은 이번 일본에서 기존보다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주요 목표는 팀메이트들의 페이스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고 일부 스테이지에서는 그들과 비슷한 속도를 내는 것”이라며 “도전이 되겠지만 이전 랠리들보다 확실히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랠리는 현대에게 단순한 타막 이벤트가 아니다. 포르투갈 우승으로 되살린 흐름을 타막으로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대다. 동시에 누빌의 타이틀 확정 기억, 포르모의 지난해 포디엄 경쟁, 패든의 공격적 접근 변화가 맞물리는 무대이기도 하다. 현대가 토요타의 홈그라운드에서 어떤 반격을 보여줄지 랠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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