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타벅스 5·18 마케팅 고의성 입증 못해…내부통제 부실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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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스타벅스 5·18 마케팅 고의성 입증 못해…내부통제 부실은 확인"

프라임경제 2026-05-26 10:21: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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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세계(004170)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사전 기획 또는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면서도 "마케팅 검증과 리스크 관리 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데 이어 그룹 차원의 내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번 사안은 대표이사 해임과 관련 직원 직무배제, 경찰 조사 협조, 재발 방지 체계 마련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들이 26일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논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이인영 기자

신세계그룹은 26일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논란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발생 직후인 19일부터 일주일간 이번 마케팅을 진행한 스타벅스코리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룹은 이번 조사의 핵심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해당 직원들과 스타벅스코리아 경영진이 특정 목적을 갖고 마케팅을 기획했는지 여부, 그리고 이번 사안이 별다른 제동 장치 없이 실행될 수 있었던 승인 과정과 리스크 관리 체계의 문제다.

조사 결과, 신세계그룹은 현재까지 해당 직원들과 임원진이 고의성을 갖고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명확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임직원이 개인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는 등 회사 차원의 조사에 법적·절차적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룹은 "해당 임직원들이 이번 이벤트를 고의로 기획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경찰 조사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해당 임직원을 즉시 징계 조치하고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에 온라인 텀블러 판매 이벤트에서 '탱크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탱크'라는 표현이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장갑차와 신군부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여기에 행사 페이지에 쓰인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논란을 키웠다. 해당 표현이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해명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에서 제안한 뒤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 보고 라인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그룹은 행사 주관 부서와 결재 라인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업무용 노트북, 사내 메일, 사내 메신저 등에 대한 포렌식 검증과 교차 면담을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일부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도 확인됐다. 다만 그룹은 "이러한 정황만으로 사전 모의 등 고의성을 특정할 단서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기존 '나수' 텀블러 홍보 문구와 라임을 맞추는 데 급급했으며, 문구 작성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5·18은 생각조차 못했다", "이슈화 이후 다시 보니 그제야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인지했다"며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사에는 한계도 있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탱크데이' 네이밍을 제안한 직원 등 이커머스팀 직원 3명은 개인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개인 간 사적 대화나 업무 처리 과정을 모두 확인하지는 못했다. 또 사내 메신저 대화 기록이 회사 서버에 일주일만 저장돼 최초 기획 단계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도 확인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양종환 신세계그룹 전략실 감사팀장은 Q&A에서 "임원진과 실무진, 결재 라인 등 총 15명을 대상으로 사내 메일과 업무용 노트북 포렌식, 사내 메신저 조사, 면담을 진행했다"며 "사전 모의 여부와 고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있었는지 디지털 기반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용 장비와 사내 시스템에서는 사전 모의를 예단할 수 있는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개인 휴대전화 제출이 제한되면서 전체 진상을 다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고의성 여부와 별개로 스타벅스코리아의 내부 검증 체계에는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논란이 된 마케팅은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까지 총 4단계 보고 절차를 거쳤지만, 이 과정에서 누구도 5월18일에 '탱크데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 첨부 파일조차 열람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진행되던 법무팀 검증 프로세스도 이번에는 마케팅의 즉시성을 이유로 작동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안은 실무자의 과실 여부를 넘어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사회적·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며 "마케팅 검증과 리스크 관리 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은 이번 마케팅에 관여한 직원 5명 전원을 직무배제하고,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관련 본부장 역시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탱크' 텀블러 명칭이 계엄군 탱크를 상징한다거나, 용량 503㎖가 특정인의 수인번호를 암시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외 제조사가 실제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제품이며, 17온스를 밀리리터로 환산한 결과 503㎖로 표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2023년부터 한국뿐 아니라 호주, 태국 등에서도 판매됐으며, 일본과 슬로바키아 등 일부 국가에서도 17온스를 503㎖로 환산해 표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니 탱크 텀블러 출시일이 4월16일로 정해진 것이 세월호 참사일을 겨냥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행사 업체 브랜드데이 일정에 맞춰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당초 브랜드데이 날짜로 4월21일을 제안했으나, 행사 업체 측이 4월16일로 확정 통보했다는 것이다.

탱크 듀오 세트 할인율 21%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집단 발포일인 5월21일을 상징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세트 구성품 중 미니 탱크 텀블러 가격을 50% 할인 조정하면서 전체 세트 할인율이 21%로 계산된 것"이라며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용진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그룹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수환 신세계그룹 부사장은 Q&A에서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 행사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의사결정으로 진행되는 사안"이라면서도 "정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것은 그룹 회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 상황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재발 방지 대책과 전체 직원의 역사 의식 제고, 경찰 수사 결과까지 포함해 모든 부분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광주 방문 가능성도 언급됐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직접 광주를 찾아 5·18 단체와 시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는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광주 현장 방문 등도 고민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직문화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10년간 스타벅스코리아의 4월16일과 5월18일 행사 내용을 살펴봤으나 특정일을 겨냥해 행사가 집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안을 계기로 직원들의 역사 인식과 조직문화 전반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마케팅 직원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 2명, 30대 후반 3명"이라며 "이들이 갖는 역사 인식이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과 동떨어져 있는 부분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20대부터 60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역사 의식 교육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그룹 전체가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불 충전금 환불 논란에 대해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최근 불매 움직임과 함께 스타벅스 선불카드 환불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행 약관상 일정 금액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이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진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선불 충전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등 관련 규정이 있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환불을 위한 시스템 조정도 필요해 관련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태 발생 직후부터 조사 상황과 직원 조치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은 "미국 본사도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내부 리스크 관리와 통제 프로세스 개선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 본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귀책 사유에 따른 의무 불이행이 있을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신세계 측 판단이며, 미국 본사와도 해당 부분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논란 이후 매출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매출 감소가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지금은 매출을 따질 계제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안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의 치유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와 결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마케팅 승인 과정에서 CSR·법무 등 민감성 검토 부서가 배제된 점을 문제로 보고, 향후 모든 행사와 프로모션에 사회적·역사적 리스크 검증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룹은 "국민 여러분께서 1999년 1호점 오픈 이후 지난 27년간 스타벅스코리아에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주셨지만, 그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고 큰 상처를 남겼다"며 "밑바닥부터 다시 신뢰를 쌓아 올려 국민들께 사랑받는 기업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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