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이 북한의 EMP 단 한 방에 ‘석기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전수받은 최신 무기 기술을 바탕으로 전자기무기(EMP) 공격 능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으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소방 등 핵심 사회안전망은 EMP 공격에 대한 대비 체계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올해 2월 제9차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은“적의 지휘 중추를 마비시키기 위한 전자전 무기 체계들”을 직접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지난 4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화성-11가(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에 EMP 탄두를 탑재한 시험을 감행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러시아 파병 대가로 전수받은 최신 과학기술이 미사일 전력에 녹아든 결과로 평가된다. 2008년 미 하원 군사위원회 ‘EMP 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EMP 탄을 꾸준히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치안, 재난, 전력 등 중요 SOC 시설을 관장하는 각 정부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고도화된 위협과 달리 국내 대비책은 미비한 수준이다. 현행 통합방위법 상 ‘국가방위요소’인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은 EMP 공격 시 관제센터와 통신장비를 보호할 물리적 차폐 시설(차폐랙 등)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다. 만약 EMP 공격이 발생할 경우,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국가 치안을 담당하는 공권력이 동시에 마비되는 ‘안보 공백’ 사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 미래 경쟁력이 집약된 첨단 인프라도 EMP 위협 앞에 무방비인 것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상위권 수준의 컴퓨팅 자원을 갖춘 국가전략 데이터센터인‘국가 AI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와 클라우드 산업의 핵심 요충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EMP 공격에 대한 방호 대책은 전무하다. 공격 발생 시 대규모 시스템 셧다운이 불가피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가 일시에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력망 역시 EMP 방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전력공사 및 전력거래소, 한전 산하 5개 발전사(중부·서부·동서·남부·남동) 모두 EMP 공격에 대한 물리적 방호 대책이 미비한 실정이다. 이 중 일부 기관은 2023년도를 전후하여 국정원과 국립전파연구원과 EMP 대비책에 대한 시범평가에 나섰지만, 예산 부족 등 한계에 부딪혀 EMP방호시설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해 발생 후 ‘서비스 연속성 확보(복구)’에 주력하고 있으나, 물리적 차폐 시설 없이 복구에만 의존할 경우 전력망 정상화까지 최소 2.3시간에서 최대 11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복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전국적인‘전력 공백’은 반도체 등 첨단 산업단지의 가동 중단은 물론 일선 산업현장부터 통신, 의료, 교통, 일반 가정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초래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일상생활 전반을 마비시킬 우려가 매우 높다.
반면, 이미 EMP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 중인 기관들도 확인됐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백업센터 전산망 보호를 위해 건물 전체에 고성능 차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으며, 한국은행은 재해복구 센터에 EMP 방호랙 설치 및 데이터 실시간 복제 시스템을 갖춰 물리적 방호 대책을 확보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원전 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한 강력한 건물 차폐와 높은 전자파 내성을 갖춘 장비 덕분에 EMP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례들은 결국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예산 투입과 의지만 있다면 핵심 시설에 대한 기술적 대응이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유용원 의원은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재방문 당시의 경험을 언급하며 기반 시설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전력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혹한 속에서 고통받는 것을 목격하며 사회기반시설의 소중함을 절감했다”며, “우리 사회의 신경망과도 같은 전기·통신망이 EMP로 마비되는 것은 곧 국가 기능의 정지를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유 의원은 국정원이 2023~2024년에 걸쳐 실시한 EMP 취약점 시범평가 이후에도 예산 부족으로 후속 대책이 지지부진함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EMP 차폐 시설 구축 책임을 개별 기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중앙정부가 주체가 되어 대대적인 예산 지원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유 의원은 북한에 대해 ‘조선’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려 시도하는 등 지속적으로 유화정책만을 고집하는 이재명 정부의 안보 실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수하며 한국과의 단절과 한민족 부정을 넘어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군사적 밀착을 과시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 정부는 소극적인 태도로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상당수 국가 핵심 시설의 EMP 방호 공백은 실체적인 안보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는 더 이상 말뿐인 평화에 매몰되지 말고 즉각적인 대응책 수립과 함께 대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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