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의 전기 스포츠카 신차 ‘페라리 루체’에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4종을 단독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홀 가공과 다층 디스플레이 설계 기술을 앞세워 페라리의 차세대 디지털 콕핏 구현을 지원하며 프리미엄 차량용 OLED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가 25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공개한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에 OLED 패널 4종을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루체에는 운전석 앞 드라이버 비너클, 공조 시스템과 미디어를 제어하는 중앙 제어 패널, 뒷좌석 공조 시스템과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뒷좌석 제어 패널 등 3개 영역에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기에 12.9형, 12형, 10.1형, 6.3형 OLED를 공급한다.
이번 신차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운전석 앞 드라이버 비너클이다. 비너클은 속도계와 주행 정보 등을 포함하는 클러스터 구조물을 뜻한다. 기존 차량에서는 기계식 바늘이 움직이며 속도와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루체의 드라이버 비너클에는 12.9형과 12형 OLED 두 장을 입체적으로 겹친 다층 구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아래층 12형 패널은 배경과 눈금을 표시하고, 위층 12.9형 패널은 3개의 원형 홀 주변에서 실시간 토크, 팝업 메시지, 경고등 등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기존 평면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다른 입체감과 아날로그적 조작감을 구현했다.
핵심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빅 홀’ 가공 역량이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용 홀 지름이 5㎜ 이내인 반면, 루체 드라이버 비너클에 적용된 홀은 약 100㎜에 달한다. OLED 패널에 대형 홀을 내면서도 절단부에서 유기물과 습기, 공기 접촉을 차단하고 화질 균일도를 유지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막봉지 기술과 독자적인 신호 설계를 적용해 대형 홀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호 왜곡과 지연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후 화면 표시 영역에 홀을 구현하는 ‘HIAA’ 기술을 축적해 왔다. 관련 등록 특허는 500건 이상이다.
10.1형 OLED는 중앙 제어 패널에 탑재된다. 이 패널에도 HIAA 기술이 적용됐다. 제어 패널 상단의 멀티그래프는 시계, 스톱워치, 나침반 등으로 모드를 바꾸며 정보를 표시한다. 실제 기계식으로 움직이는 3개의 바늘은 패널 위 작은 홀을 통해 고정돼 360도 회전한다. 6.3형 OLED는 센터콘솔 뒤쪽 뒷좌석 승객용 제어 패널에 적용돼 승객이 주행 정보를 확인하고 공조 장치를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루체는 프리미엄 차량에서 OLED의 장점을 보여주는 대표 협업 사례다.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구조가 단순하고 얇아 자유로운 형태 가공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러 직선과 곡선으로 이뤄진 자유 형태 OLED를 구현해 페라리의 차량 내부 설계 자유도를 높였다.
전력 효율도 OLED의 강점으로 꼽힌다. LCD는 화면 표시를 위해 백라이트를 켜야 하지만, OLED는 필요한 픽셀만 발광한다.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디자인 유연성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르네스토 라살란드라 페라리 최고 연구개발 총괄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통합을 추구하는 페라리 루체의 디자인 철학을 완벽하게 뒷받침해 주었다”며 “페라리 루체에 구현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스템은 페라리의 헤리티지와 미래지향적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전례 없는 디지털 콕핏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 부사장은 “루체는 어떤 디자인이든 구현할 수 있는 OLED의 기술 우위를 입증하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오랜 노하우를 집약해 선보일 수 있는 기념비적 차량”이라며 “앞으로도 미래형 차량 디자인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설루션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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