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태가 불거진 지 8일 만이며, 정 회장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개석상에 직접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TV
정 회장은 26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했다. 단상에 선 정 회장은 발표 전 먼저 허리를 굽혀 사과의 뜻을 표했다.
정 회장은 "국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 앞에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섰다"며 "깊은 상처와 실망을 하신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 박종철 열사 유가족, 광주 시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 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 드린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의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제 잘못이다"라고 못 박으면서도, 현장 직원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국민에게 요청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사과하는 정용진 회장 / 뉴스1
정 회장은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늘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 통합에 대한 메시지도 내놨다. 정 회장은 "지금은 서로 이해하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라며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미래세대에 남겨 주고 싶다는 마음은 우리 모두가 같다고 믿는다"고 했다. 정 회장은 사과문을 읽는 도중 한 차례, 낭독을 마친 후 다시 한 차례 고개를 숙이며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뉴스1
논란은 지난 18일 스타벅스 코리아가 진행한 '탱크데이' 마케팅에서 불거졌다. 제46회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가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내세운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당 표현들이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 장면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비판이 일자 즉시 행사를 중단했다. 정 회장도 논란이 불거진 당일 손정현 당시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마케팅을 담당한 기획 임원을 즉각 해임하고, 이튿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스타벅스와 신세계그룹을 겨냥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정치권으로까지 논란이 번졌고,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여야 진영 간 충돌로까지 비화했다.
결국 정 회장이 논란 8일 만에 직접 카메라 앞에서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정 회장의 사과 발표에 이어 신세계그룹은 이날 오전 자체 진상 조사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마케팅 기획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재됐는지, 내부 어느 단계에서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는지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26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무겁고 죄송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합니다.
이번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진 것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경위를 상세하게 말씀 드리기 위해서였음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라는 사실을, 저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우리 사회의 역사와 희생을 기억하고, 늘 국민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겠습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도 전국의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이 있습니다. 부디 이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분들은 스타벅스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성실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미래 세대에게 남겨주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우리 모두 같다고 믿습니다.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이번 일을 통해 더 낮은 자세로 배우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더 많이 듣겠습니다. 더 무겁게 책임지겠습니다.
그리고 더 진심 어린 마음으로 고객 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습니다.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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