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주재 미국 외교관들도 즉시 철수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경고가 나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권고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키이우 소재 우크라이나 군수산업 기반시설에 대한 타격 개시를 공식화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간인 피해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게 모스크바의 설명이다. 나토 전문 인력이 지원하는 무인기 관련 시설과 군 지휘부가 주요 표적으로 지목됐으며, 외국 외교관 및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도 조속한 대피가 촉구됐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 시점도 주목된다. 루비오 장관이 구소련 국가이자 최근 친서방 노선으로 선회한 아르메니아 방문을 하루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 활동을 사실상 중단하고 유럽연합 합류 의향까지 밝힌 상태다.
키이우에 대한 크렘린의 보복 공세는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전날 감행된 대규모 공습으로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91명에 달했다. 이번 연쇄 공격의 발단은 지난 22일 발생한 루한스크 스타로빌스크 대학 기숙사 피격이다. 러시아 측 집계로 학생 16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타격이 인근 군 사령부를 겨냥한 것이었다며 러시아의 정보 왜곡을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브랸스크주 석유 저장시설이 우크라이나군 드론에 의해 타격당했다. 장거리 무인기 역량을 앞세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공습은 집요하게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1일 공격받은 시즈란 지역 정유시설도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분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손상된 러시아 정유시설의 총 처리량은 일일 23만8천 톤, 연간 8천300만 톤 규모로 러시아 전체 정제 능력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맹국들과 협의 중이며, 러시아의 위협에 굴복할 이유가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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