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MBC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덤프트럭 사고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은 남편과 그의 손발이 돼 준 아내의 사연이 안방을 울렸다.
25일 밤 9시 방송한 MBC ‘오은영 리포트-다시, 사랑’ 2부에서는 덤프트럭 사고로 삼지 절단을 겪은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 일명 ‘손발 부부’ 편이 공개됐다.
‘다시, 사랑’은 과거 ‘휴먼다큐 사랑’을 선보였던 MBC 시사교양국이 제작한 2부작 특집이다. 지난주 ‘배그 부부’ 편에 이어 이날 방송도 절망 속에서 서로를 놓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손발 부부’의 비극은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시작됐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남편은 우회전하던 덤프트럭과 충돌했고, 그대로 타이어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남편은 “팔이 타이어에 끼고 자전거가 빨려 들어갔다. 팔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죽기 직전 살아났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은 남편은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극심한 절망에 빠졌다. 그는 “팔다리가 없는데 어떻게 사냐. 그냥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창밖 장례식장을 보면서 나도 저기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사고 이후 가족의 일상도 완전히 달라졌다. 남편은 퇴사를 선택했고, 가족은 현재 퇴직금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내는 남편의 재활 시스템을 직접 알아보는 동시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의족 비용과 생활비를 걱정했다.
남편의 어머니 역시 아들의 간병을 위해 집을 정리하고 병원과 아들 집을 오가고 있었다.
가장 큰 울림을 준 건 쌍둥이 딸들의 속마음이었다. 사고 후 3개월 만에 처음 아빠를 만나러 간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아빠를 안았다. 늘 씩씩했던 둘째 딸은 “아빠가 예전에 엄청 잘해줬다. 아빠를 생각하면 슬프다”고 고백했다. 이를 문밖에서 듣던 아내는 끝내 오열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 모두 PTSD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라우마는 버틴다고 회복되는 게 아니다”라며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잃어버린 것만 보고 있지만, 여전히 다정함과 따뜻함,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위로했다. 또 “아빠의 달라진 모습은 생존의 훈장”이라며 아이들이 아빠의 상처를 직접 만져보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후 아이들이 아빠의 의족과 상처를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웃는 모습이 공개돼 뭉클함을 더했다.
‘다시, 사랑’은 비극 속에서도 서로의 곁을 지키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깊은 감동을 남겼다. 오은영 박사의 현실적인 솔루션과 따뜻한 위로도 출연 가족과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한편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6월 1일 밤 9시 방송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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