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절대 불가 원칙을 천명하며,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로 ‘농축 우라늄 현지 폐기’라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미·이란 종전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핵물질 처리 방식을 두고 실리적 대안을 내놓은 셈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막판 신경전이다. 외신들은 강경파인 미국의 태도 변화가 중동 정세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알링턴에 울려 퍼진 결전 의지…“13명의 희생, 승리로 보답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현충일(메모리얼 데이) 기념식에서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공언했다.
중동 지역 ‘에픽 퓨리’(장대한 분노) 작전 중 전사한 미군 장병 13명의 이름을 기리며 “이 놀라운 남녀들은 테러 지원국이 핵무기를 손에 쥐지 못하도록 막고자 목숨을 바쳤다”고 추모했다. 이어 “우리가 그들에게 진 빚은 영원하며, 이번 외교·안보 정책은 결국 완전한 승리로 끝을 맺는다”고 강조했다.
AP통신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희생을 다가오는 미국 독립 250주년과 연결 지으며 “건국을 기리기 전에 전사자를 추모하고, 승리를 외치기 전에 대가를 계산해야 한다”며 군 통수권자로서의 엄숙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SNS로 던진 막판 승부수…본토 반출 고집 꺾고 실리 선택
추모 연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비핵화 이행 조건을 담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올리며 이란을 압박했다. 그간 핵물질의 미국 본토 반출을 고집하던 입장과 달리 타협 가능성을 열어둔 대목이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축 우라늄(핵 먼지)은 즉시 미국에 넘겨 폐기하거나, 이란과 협력해 현지(in place) 또는 합의 가능한 다른 장소에서 폐기해야 한다”며 “이 과정과 절차는 원자력위원회(AEC)나 이에 상응하는 공인 기관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란 내 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직접 확보해야 한다던 기존의 강경 노선에서 한발 물러선 실리적 선택이라는 외신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미국 CBS 등은 “이란 최고지도자 세력의 국외 반출 불가 방침과 트럼프의 본토 압송론이 정면충돌하던 상황에서 나온 극적인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종전 협상의 진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라늄 국외 반출 범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반환, 대(對)이란 경제 제재 해제의 범위와 시기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벼랑 끝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폐기’라는 막판 카드를 던지면서, 멈춰 섰던 양국의 종전 협상이 극적인 타결을 맞이할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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