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리더십, 한치의 틈도 허용 않는 업무 재설계[문성후의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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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리더십, 한치의 틈도 허용 않는 업무 재설계[문성후의 킥]

이데일리 2026-05-26 08: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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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간불용발(間不容髮). 머리카락 한 가닥조차 들어갈 만한 틈이 없다는 뜻의 이 고사성어는 본래 사태가 더할 나위 없이 급박하고 위태로운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격변하는 비즈니스 전장, 특히 인공지능 전환(AX)의 최전선에 선 리더들에게 이 단어는 전혀 다른 경영학적 메시지를 던집니다. 바로 ‘치밀하게 예측하고 정교하게 설계하여, 실행의 과정에 단 한 치의 틈새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상태’를 뜻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기업들은 거대한 인공지능(AI)의 파도 속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이사회 회의실부터 일선의 현장까지 온통 AX와 생산성 혁신을 부르짖는 목소리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화려한 구호의 장막을 한 꺼풀만 벗겨내면, 그 안에는 리더와 구성원 사이의 거대한 방관과 오해의 틈새가 벌어져 있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 팀도 이번 프로젝트부터는 AI 툴을 전면 도입해 업무를 혁신합시다.” 리더는 멋지게 지시를 내리지만, 정작 “그렇다면 AI가 도출한 데이터의 오류는 누가 검증합니까? AI가 기계적으로 제안한 기획안과 우리 기업의 헤리티지는 어떻게 결합합니까?”라는 실무진의 본질적인 질문에는 침묵합니다.

단순히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에 AI라는 세련된 도구를 슬쩍 끼워 넣는 방식은 결코 혁신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비효율의 자동화이자, 오히려 조직 내에 ‘보이지 않는 빈틈’을 양산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사람의 일과 AI의 일 사이에는 모호한 회색지대가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이 지점을 리더가 간불용발의 마인드로 명확하게 교통정리 해주지 않으면, 조직은 심각한 기능 부전을 겪게 됩니다. 직원은 AI가 1초 만에 쏟아낸 결과물을 검증하느라 밤을 새우고, 리더는 맥락 없는 그럴듯한 보고서에 속아 오판을 내리는 비극이 발생합니다. AX 시대의 리더십은 바로 이 기술과 인간 사이의 빈틈을 악착같이 탐색하고 메꾸는 ‘간불용발의 업무 재설계’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제가 정의하는 진정한 AX 리더십이란 이렇습니다. “AI의 기술적 본질을 명확히 이해한 리더가, 간불용발의 철저함으로 기존 일의 매커니즘을 해체·재조립하며, 인간의 직관과 AI의 효율성이 단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물려 돌아가도록 업무를 설계하는 총체적 역량”입니다.

이 지독하고도 완벽한 업무 재설계를 완성하기 위해 리더는 반드시 세 가지의 ‘간불용발 단계’를 밟아나가야 합니다. 바로 탐(探), 전(塡), 설(設)의 프로세스입니다.

첫째는 ‘탐(探)’, 즉 빈틈의 철저한 탐색입니다. 리더는 지금 우리 팀이 일하는 방식에 어떤 구조적 틈새가 있는지 현미경을 들이대고 찾아내야 합니다. AI를 도입했을 때 어느 구간에서 인간의 오판이 개입될 수 있는지, 어느 지점에서 데이터의 누수가 발생하는지, 직원이 관성적으로 낭비하고 있는 시간은 어디인지를 샅샅이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리더가 직접 프롬프트를 던져보고 기술의 한계를 몸으로 겪어보지 않으면, 이 미세한 업무의 틈새는 결코 보이지 않습니다. 방관을 멈추고 현장의 메커니즘을 낱낱이 파고드는 탐색의 안목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둘째는 ‘전(塡)’, 즉 회색지대의 즉각적인 메꿈입니다. 탐색을 통해 발견된 사람과 기계 간의 모호한 경계선을 리더의 단호한 판단력으로 채워 넣는 작업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일단 AI를 쓰면서 천천히 맞춰가자”며 판단을 유보하지만, 그 미세한 틈으로 조직의 비효율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들어옵니다. 리더는 “이 단계의 데이터 수집과 가공은 AI가 전담하되, 최종적인 맥락 검증과 의사결정은 인간의 영역으로 묶는다”와 같이 경계선의 틈새를 메꾸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즉시 제시해야 합니다.

셋째는 ‘설(設)’, 즉 빈틈없는 업무의 완벽한 설계입니다. 탐색하고 메꾼 결과를 바탕으로, 일의 프로세스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조립하는 단계입니다. 톱니바퀴 두 개가 머리카락 한 올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듯, AI의 연산력과 인간의 통찰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이상적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 설계가 간불용발의 수준으로 정교할 때, 구성원은 비로소 무의미한 잡무와 불안감에서 벗어나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 자신들의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게 됩니다.

AX의 진정한 목적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속도 향상에 있지 않습니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계에게 완벽히 넘겨주고, 사람은 가장 사람다운 일, 즉 가치를 창출하고 책임을 지는 본질적인 업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구조적 전환에 있습니다. 리더가 이 재배분의 과정을 치밀하게 설계하지 못한다면, 직원은 시간적 여유가 생겨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거나 또 다른 무의미한 문서 작업을 만들어내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조직의 변화는 리더의 화려한 훈계가 아니라, 리더가 직접 그어주는 선명한 경계선에서 시작됩니다. “앞으로 우리 조직은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공허한 외침을 멈추십시오. 대신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시장 조사는 리서치 AI를 활용해 오늘 퇴근 전까지 완벽히 끝내십시오. 대신 내일 아침부터 우리는 그 데이터 너머에 숨겨진 고객의 진짜 의도를 읽어내는 본질적인 토론에만 100%의 시간을 투입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치밀함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일의 구조에서 발생하는 아주 작은 결함조차 용납하지 않는 태도,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의 충직함입니다.

기술의 진화에는 지치지 않는 속도가 있지만, 그 기술을 배치하고 조직의 무기로 만드는 것은 오직 리더의 안목과 설계뿐입니다. 머리카락 한 가닥의 방관이 조직 전체의 AX를 실패로 몰고 갈 수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이번 주, 당신의 책상 위에 놓인 업무 프로세스를 간불용발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십시오. 인간과 기술 사이에 방치된 빈틈은 어디입니까? 그 틈새를 메꾸고 판을 바꿀 정교한 경계선을 지금 당장 당신의 손으로 직접 그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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