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강아지 맡기고 유기묘와 교감하는 소노 신사옥의 '펫 ESG'
다음 달 펫스쿨·뷰티시설 개장…미래 성장동력으로 반려동물 사업 육성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카페가 없네?"
통상 기업 신사옥 1층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나 은행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지만, 지난 22일 기자가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노트리니티그룹 신사옥 '소노트리니티 커먼스'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상업 공간 대신 1층 상당 부분이 반려동물 전용 공간으로 채워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반려견 유치원 수업이 한창이었고, 통유리 너머로는 휴식을 취하는 고양이들이 보였다.
이 공간은 소노트리니티그룹이 모두 직영 형태로 운영하며 다음 달부터 임직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된다.
◇ "좋은 가정 연결하고 싶다"…유기묘 입양 공간 '퍼라운지'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비영리법인 소노수의재단이 상주하는 유기묘 보호·입양 공간 '퍼라운지'였다.
입구에서 손 소독과 위생 절차를 마친 뒤 내부로 들어서자, 고양이들이 벽면 선반과 캣타워 사이를 오가며 한가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낮은 테이블과 좌식 중심으로 꾸며진 공간에는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설계 의도가 담겼다.
현재 이곳에서는 총 19마리의 유기묘가 생활하고 있다. 태어난 지 한 달 남짓한 새끼 고양이부터 10개월령 고양이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관리실 안쪽에는 격리 공간과 보호실, 화장실 등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고, 일부 고양이들은 사회화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고양이 대부분은 강릉과 동해 등 강원 지역에서 구조된 유기묘들이다. 소노수의재단은 지난 3월 강원특별자치도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유기묘 보호와 입양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단순 보호에 그치지 않고 건강 관리와 사회화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족에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공간은 서준혁 소노트리니티그룹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소노펫 사업이 반려견 중심으로 운영되던 상황에서 "고양이를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진욱 소노인터내셔널 펫마케팅팀 팀장은 "이 공간을 통해 좋은 가정을 연결하고 생명을 돌보는 책임 입양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반려문화 자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신사옥 내 반려동물 시설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서적 교감과 체계적 관리를 제공하고, 생명 존중의 가치를 담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 출근길 맡기고 퇴근길 데려간다…반려견 스쿨·뷰티 공간도
발길을 옮겨 도착한 '소노펫 스쿨'에서는 반려견들이 활발하게 놀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반려동물 행동지도사와 관리사 자격을 갖춘 훈련사가 상주하며 행동 풍부화와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산책, 사회성 교육 등을 제공한다.
직원들은 출근길에 반려견을 맡긴 뒤 업무 시간 동안 위탁 관리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음 달부터 일반 고객에게도 개방한다.
같은 달 전문 미용사 4명이 상주하는 '소노펫 뷰티'도 정식 개장한다.
이곳에서는 미용과 마사지 등 반려견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고려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견종과 피부·모질 상태에 따라 맞춤형 샴푸와 스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미용 공간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반려견이 외부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신사옥 내 반려동물 전용 시설을 지역 기반 '오프라인 펫 거점'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마곡지구 일대에 공원과 녹지 공간이 많고 반려가구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 공간은 기존 레저·숙박 사업을 넘어 반려동물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그룹 차원의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은 2020년부터 반려동물 복합 문화공간 '소노펫클럽앤리조트'를 운영해왔으며, 소노수의재단을 필두로 소노캄 고양 동물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 변경 면허를 받은 티웨이항공 역시 반려동물 동반 탑승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향후 그룹 내 사업 연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그룹사 미션인 '모든 여정에서 가족을 더 가깝게'를 반려동물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며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머물고 교감할 수 있는 인프라를 지속 확대하고, 펫 친화 문화와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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