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상준, 박재현, 성영탁(왼쪽부터)은 육성의 힘으로 함평의 원석에서 광주의 보석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동아 박정현 기자] 미래를 위한 KIA 타이거즈의 착실한 준비가 빛을 보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45)은 ‘2026 신한 SOL KBO리그’를 앞두고 라인업 구성에 고민이 많았다. 지난해까지 타선의 한 축이었던 최형우(43)와 박찬호(31)가 각각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이적했기 때문이었다. 4번타자와 1번타자가 동시에 이탈한 공백을 메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이 감독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를 야수로 활용했다. 유격수가 가능한 제리드 데일(26)을 영입했다. 추가 보강은 없었지만 외부 수혈 없이도 자신이 있었다. 전남 함평에 있는 퓨처스(2군)팀서 구슬땀을 흘린 유망주 가운데 즉시 전력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자원들을 믿었다.
KIA 퓨처스팀은 심재학 단장(54)의 주도로 유망주 육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주포 김도영(23)을 중심으로 저연차 선수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면 포스트시즌(PS)에 꾸준히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이 완성될 것으로 판단했다.
KIA 퓨처스팀은 원석들을 세밀하게 세공하기 위해 일률적인 연습 방법이 아닌 선수별로 다른 육성 방향을 설정했다. 또 유망주들의 성과를 8주 단위로 파악하되 섣불리 개입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KIA의 육성법은 올 시즌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박민과 박상준(이상 25), 한승연(23), 박재현(20) 등이 한 단계 도약해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박민은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굳혔다. 박상준은 23일 오른쪽 옆구리를 다쳐 이탈하기 전까지 17경기서 타율 0.321로 재능을 뽐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프로 2년차 외야수 박재현이다. 지난해 1군 58경기서 타율 0.081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그는 올해 44경기서 타율 0.314를 기록해 KIA의 고민거리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한승연은 팀에 부족한 우타 외야수로 미래 중심타선을 맡을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마운드서도 육성의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존재감을 드러낸 성영탁(22)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달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린 정해영(25) 대신 마무리투수를 맡는 등 올해 18경기서 7세이브를 수확해 팀의 순위 경쟁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선발투수 황동하(24)와 구원투수 최지민(23), 곽도규(22) 등 KIA가 선발하고 육성한 투수들이 1군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육성은 KIA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 기대했던 핵심 유망주들이 하나둘 1군서 성과를 내며 팀이 더 단단해지고 있다. 이들이 이끌어갈 미래가 기대된다. 김동혁 KIA 퓨처스 운영팀장은 “명확한 선수 파악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육성의 방향성”이라며 “1대1 커스텀 육성법으로 특색 있는 선수들이 한 명씩 나오고 있다. 각자의 강점을 살린 선수로 성장하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pjh608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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