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인천지역 광역의원(시의원)과 기초의원(군·구의원) 비례대표 후보 대부분이 정당 활동 경력을 가진 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의석이 확대됐음에도 장애인·청년·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대변할 인물보다는 종전 정치권 인사 중심 공천이 반복되면서 제도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인천지역 비례대표 후보자 이력 등을 분석한 결과, 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21명 중 정당 활동 경력이 있는 후보는 11명(52.3%)에 이른다. 군·구의원 비례대표 후보 역시 전체 22명 중 15명(68.1%)이 당직자 및 지역위원회 관계자 등 정당 이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선거만으로는 반영하기 어려운 사회 각계의 목소리를 의회에 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노동이나 복지, 장애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사회적 소수자의 정치 참여를 확대, 의회의 다양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비례대표 후보는 대부분 각 정당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비례대표 1번 방지현 후보는 인천시당 전 여성국장이자 현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비례대표 2번 오현식 후보 역시 현 인천시당 청년위원장이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 안수경 후보는 현 국민의힘 인천시당 소상공인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3번 이미옥 후보는 인천시당 지역대표 전국위원이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도 마찬가지다. 지역위원회 장애인위원장과 여성위원장, 청년위원장, 당협 대변인 등의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시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정수가 종전 4명에서 올해 6명으로 증가했으며, 군·구의회 비례대표 역시 종전 10개 선거구 15명에서 올해 11개 선거구 16명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의석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 활동가나 노동·복지·장애·환경 분야 전문가들의 정치 참여 폭은 넓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당내 활동 경력과 조직 기여도, 인지도 등을 주요하게 반영, 오히려 늘어난 비례대표 의석이 당내 인사 중심으로 채워지는 등 ‘보은 공천’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처럼 공천권이 지역 국회의원과 정당 중심으로 운영되면 결국 당 활동 경력자 위주로 후보가 채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의석수를 대폭 확대해 다양한 소수 정당과 시민사회 인사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기초의원 선거만큼은 정당 공천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선출이 권리당원 100% 투표 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당에 대한 기여도나 충성도 등이 중요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개 경쟁 방식을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히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들의 당에 대한 기여도, 전문성, 지역 활동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했다”며 “여성과 청년 등 다양한 분야를 고려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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