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109- 본토보다 맛있는 이천 마산아구찜과 설봉공원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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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109- 본토보다 맛있는 이천 마산아구찜과 설봉공원 산책

중도일보 2026-05-25 16:48: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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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525_114425748이천 설봉공원. (사진= 김영복 연구가)

이번 맛있는 여행은 아내와 딸이 동행하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딸이 서울과 가까운 이천에 맛있는 아구찜집이 있다고 하여 이천 설봉공원에서 산책도 할 겸 일요일에 함께 떠났다.

이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쌀과 도자기다.

이천 쌀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농정가(農政家), 저술가인 풍석(楓石) 서유구 (1764년~1845년)가 직접 농촌생활을 하며 시행한 농법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6권 분량의 농서『행포지(杏浦志)』에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 고 기록되어 있으며, 1489년 이천부사로 임명된 복승정(卜承貞)의 문헌에 성종(成宗)이 세종능(世宗陵)에 성묘하고 환궁(還宮)시 이천에 머물던 중 이천쌀로 밥을 지어 진상하였는데, 맛이 좋아 자주 진상미로 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래민요의 '방아타령'과 '자진방아'에 보면 "여주 이천 자체방아 금상따래기 자채방아"라는 구절이 나온다. "금상따래기"는 진상미를 재배하는 논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부터 이 지역에 자채벼를 많이 심었고 여기서 생산된 쌀이 품질이 좋아 진상미로 올라갔음을 알 수 있다.

이천은 땅이 넓고 기름진 곳으로 밥맛 좋은 자채쌀을 생산하여 임금님께 진상하는 쌀의 명산지라 했다. 이천 쌀은 똑같은 품종을 심더라도 타 지역에서 생산된 쌀보다 밥맛이 더 좋다. 그 이유는 첫째, 깨끗한 물을 들 수 있다.

설봉공원의 설봉호는 이러한 역사적 여건에 의해 마련된 공원이다.

한편 이곳 설봉공원은 이천 시내와 가깝게 위치해 있고 설봉호가 큰 편이 아니라서 빠른 걸음으로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곳곳에 사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이 많아서 여행코스로도 좋고, 산책코스나 피크닉 장소로도 너무 좋다.

이곳은 이천시립박물관과 경기도자미술관이 위치해 있어 한번쯤 둘러 볼만한 곳이다.

특히 공원의 이름이 된 설봉서원은 조선중기 1564년(명종19)에 이천부사 정현(鄭賢)을 중심으로 한 지방유림의 공의로 서희(徐熙)·이관의(李寬義)·김안국(金安國)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다.

최초의 사액서원인 백운동서원(소수서원) 보다 21년 늦은 기호지방 최초의 서원으로 출발하여 1593년(선조 26)에 이천읍 관고리로 이건하였으며, 최숙정(崔淑精)을 추가배향하였다.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여 오던 중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68년(고종 5)에 훼철되어, 위패는 서원 자리에 매안(埋安)하고 단(壇)을 설치하여 향사를 지내 왔다.

그 뒤 1977년 9월에 현충탑을 건립하여 네 명 선조의 우국충정을 추모하는 글을 새겼으며, 그 옆에 설봉서원유허비(雪峯書院遺墟碑)를 세워 매년 9월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 현재 현충탑과 유허비 외에 하마비(下馬碑)와 6칸의 재실이 있으며, 그러던 중 이천시에서 전국기초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예산을 지원, 이천의 4대 문중과 함께 2007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지금이 이르고 있다. 경내의 건물로는 사당인 상현사, 명교당, 동재, 서재, 내삼문, 양현문, 양사재(관리사무실), 전사청, 협문 등이 있고, 복천 서희, 율정 이관의, 모재 김안국, 소요재 최숙정, 해화당 서선 선생을 배향하고 있다.

KakaoTalk_20260525_114514910마산 아구찜 이천 쌀밥 집. (사진= 김영복 연구가)

설봉공원은 연휴라 가벼운 산책과 휴식을 위해 가족 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기고 있었다.

필자는 이곳에서 25분 정도 떨어진 '마산아구이천쌀밥집'에서 맛있는 아구찜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와 소화도 시킬 겸 솟아 오르는 분수를 보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아구찜하면 사실 경남 마산 오동동을 빼 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생뚱 맡게 이천에서 마산아구찜 이야기를 쓸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아구찜은 마산아구찜의 대표적인 마른아구찜과 생아구찜인 부산 물꽁으로 나눌 수가 있다.

우선 마산의 마른아구찜은 필자가 70년대 초 취재를 통해 그 유래를 많은 언론사들을 통해 설명한 적이 있다.

흔히 '아구찜'으로 알고 있지만, 아구찜의 표준어는 '아귀찜'이다. 이 음식을 만드는 주재료인 생선 이름이 '아귀'이므로 아귀찜이 맞는 표현이다.

'아귀'란 말은 입을 뜻하기도 한다. 아귀는 큰 입을 가진 물고기라는 뜻이 된다. 어느 쪽이 됐든 아귀가 이 물고기의 특성을 잘 나타낸 이름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귀어(餓鬼魚)'의 유래는 불교의 '아귀도(餓鬼道)'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사실 '아구어'는 경상도 말이 아니라 흑산도를 비롯한 전라도 말이다.

전남 신안에서 마산으로 시집을 온 '마산 진짜 원조 초가 아구찜집'의 박영자 할머니로부터 시작됐다.이 못생기고 먹을 게 없는 아귀어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없다고 바로 바다에 버렸다 해서 인천 지방에서는 '물텀벙이'라고 불렀고,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 지방 역시 아귀어가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도로 버리거나 어시장 한구석에 내동댕이치는 천덕구니였다.

이렇게 천덕구니 취급을 받던 아귀어를 언제부터 먹게 되었을까? 아귀어를 찜으로 만들어 대중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마산의 아구찜이라 할 수 있으나, 아귀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부산이 먼저다.

1967년경 부산의 음식을 비교적 자세히 기록해 놓은 박원표의『부산고인록(釜山故人錄)』 어디에도 아귀어 요리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부산에 아귀어 요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전쟁으로 부산은 피란민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이로 인해 먹을거리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게 됐다.

특히 한국전쟁 후 1950년 중반에 아귀어는 '물꽁(물곰)찜'이라는 이름으로 부산 서면 미군부대 옆 물탱크 근방에 술도가가 있었는데, 이 술도가 창고에서 할머니 두 분이 생아귀어를 쪄서 양념장에 찍어 술안주로 먹을 수 있도록 조리했고, 충무동 썩은 다리 옆 판잣집에 생아귀로 물꽁찜을 해서 파는 집이 있었다.

KakaoTalk_20260525_114439692아구찜. (사진= 김영복 연구가)

부산의 물꽁찜이나 아구찜은 생아귀어를 주재료로 한다. 지금도 부산의 토박이들은 생아귀를 주재료로 해 만든 찜을 '물꽁찜'이라 부른다.

1960년대에는 마산의 오동동, 동성동 골목을 통칭 오동동이라 불렀으며 마산어항(魚港)의 중심지는 선창이었다. 이곳은 '오동동타령'의 가사에 나오듯 멋쟁이 기생들의 장구 소리가 들리고 한량들의 기생놀음으로 밤을 지새는 요정과 술집들이 많았던 곳이다. 돈 많은 한량이 요릿집에서 요리를 즐기며 기생놀음을 할 때 선창의 초가 선술집에서는 장어국을 안주로 무학산 기슭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로 빚은 소주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곤 했다고 한다.

아귀어가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마산의 향토언론인인 고(故) 김형윤 선생이 쓴 『마산야화(馬山野話)』에 등장한다.

김형윤 선생이 1970년 10월부터 마산시사를 편찬하면서 원고를 쓰기 시작했고, 이 책에 아구라는 음식이 3~4년 전만 해도 바다에 버리던 아구가 술안주나 밥반찬으로 등장했다고 하니 대략 잡아 1966~1967년으로 생각되나 박영자 할머니 등 아구어 요리를 하는 분들의 구전에 의하면 1964년이라고 한다.

이때 요정골목 한 구텅이에 위치한 초가로 된 간판도 없는 선술집(현 마산시 동성동 186번지 한국장 앞, 현재 집이 헐린 상태로 있음) 주인 혹부리 할매(턱밑에 큰 혹이 나 있어 붙여진 별칭)가 장어국을 끓여 팔았는데, 1964년 어느 추운 겨울날 어부들이 마산 어시장에서 못생기고 재수 없게 생긴 아귀어를 들고 와 "할무이! 이 괴기로 안주 하나 해 주소!"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혹부리 할머니는 "참 밸일도 많다! 이 코 질질 흘리는 못생긴 괴기를 오데 쓸라꼬 재수 없게 스리. 일 없소!"하면서 작은 봉창문 밖으로 이 아귀어를 내동댕이쳤다.

그러던 어느 봄날 혹부리 할머니가 시장에 갔다 오던 중 처마 밑에 웬 마른 명태 같기도 하고 마른 가오리 같은 어포(魚脯)가 있어 주워 보니 그게 바로 자신이 버린 아귀어인지라 이것을 갖다 무와 된장을 넣고 자작자작하게 아귀찜을 만들어 선술집을 찾는 어부들의 술안주로 내놓으니 그 맛이 각별했다.

KakaoTalk_20260525_114452302간장게장. (사진= 김영복 연구가)

이후 마산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1964년경 속칭 오동동 골목이라 불리던 마산시 동성동에서 역시 장어국을 팔던 박영자 할머니가 운영하던 진짜초가집원조아구찜집과 그 옆 골목의 구강할매집이 마른아귀어에 콩나물, 미나리, 미더덕을 넣고 찜을 하는 '마산아구찜'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1980년대만 해도 마산에는 각 가정의 옥상에 아구덕장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집집이 아귀를 말렸으며 아귀덕장이 여러 군데 있었으나, 지금은 마산교도소 뒤편의 한 군데에서 12월 한 달 동안만 아귀어 덕장을 운영했었다.

마산아구 이천쌀밥은 경기도 이천시 덕평리에 위치해 있는 한정식당이다. 2000년도 부터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요리를 직접 주인이 요리해 손님 상에 올린다.

아구찜은 솔직히 아구찜의 고장 마산의 아구찜보다. 더 맛있다. 중자를 시켰는데, 아구의 살도 푸짐하고 우선 콩나물이 아삭하며 부드럽다. 양념이 맵지도 않고 감칠맛이 난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이 집 사장에 의하면 처음 개업할 때 마산에 직접가서 마산아구찜을 배워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산아구찜처럼 마른 아구를 이용해 아구찜을 했는데, 살도 별로 없고 마른 아구 특유의 냄새 때문에 생아구찜으로 바꿨다고 한다.

주 요리인 아구찜 외에 간장게장을 시켰는데, 평소에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아내가 간장게장이 짜거나 비린내가 없이 맛있다며 나머지 간장까지 다 비운다.

가족들이 맛있는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흡족하고 이번 맛있는 여행이 너무 행복하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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