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기조와 건전성 관리 강화 영향으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사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영업자 대출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RWA)과 연체율 부담 속에 우량 차주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동안,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기반 신용평가를 앞세워 자영업자 금융 수요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67조37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08억원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증가폭은 제한적이다. KB국민은행은 0.3% 증가에 그쳤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2%대 증가에 머물렀다. 반면 우리은행은 대출 잔액이 감소하며 전체 감소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이 자영업자 대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건전성 악화 우려가 자리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86%로 장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의 경우 연체율이 12%를 웃도는 등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의 질적 부담도 확대되는 추세다. 자영업자 차주 수는 줄었지만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는 증가하면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와 내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 특성까지 더해지며 금융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 속에서도 자영업자 대출보다는 대기업 및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약 3조4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으며, 케이뱅크 역시 1조3000억원대에서 2조7000억원대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인터넷은행의 성장 배경으로는 비대면 채널 기반의 접근성과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이 꼽힌다. 전통 금융권이 수용하지 못한 차주를 데이터 기반으로 선별해 대출을 공급하면서 시장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자영업자 금융으로 전략적 전환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 정책자금 및 신용보증재단 연계 상품 확대 역시 리스크를 분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는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5% 수준으로 전년과 유사하며, 케이뱅크 역시 연체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자영업자 연체율 또한 지방은행 평균을 밑도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내수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 업황이 악화될 경우 인터넷은행 역시 연체율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영업자 금융을 확대하고 있지만, 외형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향후 차주 관리와 건전성 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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