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고액 성과급 지급을 포함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보상 체계 개편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메모리사업부 기준 인당 평균 6억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특히 적자를 기록 중인 일부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1억원 이상 성과급 지급 방안이 반영되면서 계열사 내부에서는 '성과 대비 보상'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중심에서 'EVA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 기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임직원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해온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산정 방식이 일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 내부에서는 이미 성과급 수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2023년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성과급이 연봉의 1% 수준에 그치며 반발이 일었다. 올해는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기판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보상 확대 요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을 위한 노사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SDI 내부에서도 사업 성과와 별개로 보상 체계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 관련 갈등은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임금 인상률을 기존 3% 수준에서 4.3%까지 높인 뒤에야 교섭을 마무리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임단협 타결이 그룹 전반의 보상 체계 논의에 '기준점' 역할을 하며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EVA 중심으로 유지할지, 보다 직관적인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환할지에 따라 계열사별 노사 갈등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며 "AI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보상 체계 재정비 요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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