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N잡 설계사는 1만7591명이며 이 중 실적이 있는 자는 1만3205명(75.1%)이다. 4명 중 3명이 영업에 나선 셈이지만 전체 모집 건수는 5만502건에 그쳤다. 재적인원 기준 1인당 연간 2.9건, 유실적자 기준으로도 3.8건으로 월 1건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 역시 32억4000만원으로 전체 실적 중 약 2.0%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N잡 설계사가 지인 계약을 한두 건 모집한 뒤 활동이 둔화되는 구조에 가깝다고 본다. 보험사들이 신규 영업채널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본인이나 가족·지인 등 가까운 관계를 중심으로 한 초기 계약에 머무르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판매채널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금융당국은 N잡 설계사가 빠르게 늘어나자 지난달 관련 채널 점검에 나섰다. 부업형 설계사가 늘어나면 전업 설계사보다 전문성이 낮아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검 결과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특이 징후는 크지 않았고 오히려 설계사 수 증가에 비해 실제 활동량과 판매 기여도가 낮다는 점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점검해보니 실제로 본인이나 가족·지인 등 가까운 관계를 중심으로 계약이 이뤄져 불완전판매 이슈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는 보험 영업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최근 AI 기반 보장 분석과 비교·추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설계사가 직접 설명하던 영역 일부가 자동화되고 있다. 토스·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플랫폼 기업들도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 실손·자동차보험처럼 구조가 단순한 상품은 소비자가 설계사 없이도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사람 채널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보험은 장기 유지와 사후 관리가 중요한 데다 질병·사망·노후 대비처럼 소비자가 먼저 찾아보기 어려운 영역도 많기 때문이다. 설계사는 단순 판매자를 넘어 상품과 브랜드를 주변 네트워크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도 한다. N잡 설계사 역시 당장 판매량은 크지 않더라도 다양한 직군과 생활권으로 접점을 넓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인 기반 계약이 한 차례 소진되면 이후 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게 현실"이라며 "판매채널로 자리 잡으려면 낯선 고객까지 개척할 수 있는 영업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 부분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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