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전동화 전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초반부터 충돌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역대급 실적을 근거로 수조원대 성과급과 대규모 정규직 충원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글로벌 불확실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며 협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최근까지 5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급과 신규 채용 등 쟁점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최대 쟁점은 성과급 규모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이 약 10조3648억원에 달했던 만큼 노조 요구가 수용될 경우 성과급 총액은 약 3조1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약 2조5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노조는 생산성 향상과 품질 경쟁력 강화에 대한 조합원 기여도가 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조 현장에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정규직 신규 채용 확대 필요성도 함께 주장하고 있다. 정년퇴직으로 줄어드는 인력을 충원해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현대차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강화 움직임과 글로벌 경기 둔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로 향후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건비와 고정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미래 투자 여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음 달 예정된 ‘사용자성’ 판단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는 원청인 현대차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라며 응하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했고, 위원회는 다음 달 1일 심문회의를 열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현대차가 기존 정규직 노조에 이어 하청 노조와도 별도 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이중 교섭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완성차 산업 전반으로 노사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매년 대규모 정규직 노조와 임단협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사내하청 노조와의 추가 교섭 부담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며 "전동화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 리스크가 하반기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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