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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는 기름값이 즉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평화가 임박했고 해협도 다시 열릴 것이라고 했지만, 지난 석달간 거듭된 ‘희망 고문’ 탓에 시장은 그의 말보다 실제 합의의 구체적 신호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문제는 해협이 열린 뒤 원유 흐름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복잡한 다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는 약 166척의 유조선부터 빠져나가야 한다.
원유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페르시아만에 갇힌 유조선들엔 약 1억 7000만배럴의 원유가 실려 있다. 이 배들이 만을 빠져나가야 빈 유조선이 해협으로 들어와 원유를 싣고 나갈 수 있는데, 유조선이 자전거 정도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병목을 해소하는 데에만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원유 수송이 재개되더라도 그동안 창고에 쌓아둔 비축유부터 끌어 쓰게 된다. 그래야 전쟁 중 대부분 멈춰 섰던 유정에서 생산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저류층이 무너지지 않도록 천천히 재가동해야 하며, 유정에 주입된 물과 가스의 압력을 다시 맞춰야 한다. 유정들이 크고 서로 가까이 붙어 있어 여러 국가·기업이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정교하게 협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쟁으로 파손된 설비들을 복구해야 한다. 일부 핵심 설비는 정상화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중동에서 멈춰 선 원유 생산은 하루 1200만배럴, 정제유 제품은 하루 300만배럴에 달한다.
일련의 과정은 추가적인 무력충돌 등 전쟁이 확실히 끝나 공급망 재가동에 차질이 없다는 전망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18일 이란이 해협 재개방에 동의했다가 몇 시간 만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의를 어겼다며 다시 선박을 공격한 전례가 있다.
보험사들이 해상 보험료를 수십배 끌어올린 데다, 이란이 기뢰 부설을 위협하고 선박에 지정 항로 통과와 사전 허가를 요구해온 만큼 선사들이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유가 전망도 신중하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배럴당 94달러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22일 배럴당 100달러를 조금 웃도는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음달 초께 열릴 것으로 보면서도 올해 남은 기간 유가가 배럴당 평균 97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심플리파이자산운용의 마이클 그린 수석전략가는 갤런당 3달러짜리 휘발유를 공급하려면 역사적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60달러대여야 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현재 선물시장은 2032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로운 통항’ 발언에 이미 제동을 걸었다.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은 “통과 선박 수를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동의했을 뿐, 이것이 전쟁 전과 같은 ‘자유로운 통항’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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