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정신과 진료의 첫 단계인 초진 면담을 지원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의진 전산학부 교수와 이탁연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연구팀,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초진 면담 지원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정신과 진료를 진행하려면 의료진은 제한된 진료 시간 안에 환자의 과거력·증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연구는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 전 AI와 먼저 대화하면서 증상과 상태를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I가 환자 응답에 따라 대화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AI는 환자의 답변을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전문 의료 지식과 대조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다음에 물어봐야 할 핵심 질문을 생성한다.
단순한 문답을 넘어 공감 표현 및 환자의 말을 다시 정리해주는 재진술, 모호한 내용을 짚어주는 명확화와 같은 실제 상담 기법을 적용했다.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AI는 수집된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증상과 잠재적 질환을 한눈에 보여주는 ‘임상 대시보드’를 생성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의사는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 환자의 상태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실제 진료 시간에는 환자와의 심층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
성능 검증을 위해 진행한 1440명의 가상 환자 실험 결과, 대부분의 사례에서 30분 내에 진료에 필요한 핵심 임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연구의 핵심은 AI를 의사의 대체재가 아닌 ‘똑똑한 보조자’로 정의했다는 점이다. AI는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정보 수집 과정을 담당하고, 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협력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AI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파악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최종 판단은 반드시 숙련된 전문 의료진이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가 초진 단계의 부담을 줄이면 의료진은 환자와 더 깊이 있는 상담에 집중할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새로운 진료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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