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성과급 논쟁, TSMC까지 확산···반도체 ‘보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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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發 성과급 논쟁, TSMC까지 확산···반도체 ‘보상 딜레마’

이뉴스투데이 2026-05-25 09: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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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파운드리 생산업체 TSMC. [사진=연합뉴스]
대만 파운드리 생산업체 TSMC.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이 가결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논쟁이 국내를 넘어 대만 TSMC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와 TSMC 모두 실적 호조를 누리고 있지만, 막대한 설비투자와 직원 보상 사이의 균형이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참여율은 이틀 만에 80%를 넘어섰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투표자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확정된다.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상당수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인 만큼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사업성과의 10.5%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까지 더하면 총 12% 수준의 성과급 재원이 마련되는 구조다. 특별성과급에는 별도 상한을 두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이를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담았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사업성과 N%’를 노사 합의로 장기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해외 주요 반도체 기업도 성과 공유 제도를 운영하지만, 영업이익이나 사업 성과의 일정 비율을 장기 고정해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제한적이다. 성과급이 실적 호황기에는 직원 보상 확대 효과를 내지만, 기업으로서는 투자 재원 운용의 경직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슷한 구조는 앞서 SK하이닉스에서 제도화됐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전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연봉 1억원 직원이 올해 초 약 1억50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고, 같은 산정 방식을 적용하면 내년에는 1인당 수억원대 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달리 특별성과급을 전액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차이가 있다.

성과급 논쟁은 대만에서도 감지된다. 대만 경제매체 자유재경에 따르면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순이익은 58% 급증한 5725억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돈 호실적이다. 그러나 최근 TSMC 관련 SNS에서는 직원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삭감 폭이 최대 15%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TSMC의 공식 성과급 지급 정책은 아직 확정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 언론은 TSMC가 미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12개 신규 반도체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점을 성과급 삭감설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실적이 좋은데도 보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소식에 직원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일부 직원들은 SNS에서 “주주들을 위해 직원 보너스를 삭감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삼성전자 노조 사례를 거론하며 파업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정관상 연간 이익의 최소 1% 이상을 직원 이익 공유 상여금으로 배정한다. 다만 실제 지급 규모는 이사회 승인을 거친다. 지난해에는 직원 9만여명에게 2061억4592만대만달러, 약 9조6000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10.6% 수준으로, 직원 1인당 약 1억1000만원을 받은 셈이다.

해외 기업들은 대체로 이사회 재량이나 수익성, 전략 목표, 개인 성과 등을 종합해 성과급을 정한다. 마이크론은 회사 수익성과 전략 목표, 개인 성과를 함께 반영해 회계연도 종료 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현금 보너스와 주식 보상을 병행하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장기간 고정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성과급 제도화 논란은 투자 경쟁과도 맞물린다.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를 최대 56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마이크론도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 규모를 250억달러 이상으로 제시했고, 미국 뉴욕주 메가팹에는 향후 20년간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110조원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수요 확대가 만든 초과이익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글로벌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고 본다. 직원 보상을 확대해 인재 이탈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HBM과 첨단 공정, 패키징,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유지하는 것도 생존 조건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호황이 길어질수록 직원들은 더 큰 보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더 큰 투자를 요구받는 구조가 된다”며 “삼성전자와 TSMC 모두 실적 호황 속에서 보상과 투자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노사 안정과 경쟁력 유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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