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냉면으로 재탄생"…이젠 계절면 시장까지 흔들 기세[먹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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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냉면으로 재탄생"…이젠 계절면 시장까지 흔들 기세[먹어보고서]

이데일리 2026-05-25 09:13: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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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불닭볶음면에 냉면 육수를 넣어 차갑게 먹는 방식으로 최근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불닭에 냉면 육수 부어 먹는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인 이른바 ‘불닭냉면’ 이야기다. 매운 불닭볶음면을 차갑게 먹는다는 발상부터 낯설었다. 실제로 만들어보니 예상은 꽤 빗나갔다. 빨간 불닭소스와 차가운 냉면 육수 조합은 의외로 어색하지 않았고, 면 식감은 오히려 평소 먹던 불닭볶음면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재료는 간단하다. 불닭볶음면 한 봉지(1250원)와 시중 물냉면 육수 한 팩(2500원)이면 끝이다. 모두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다. 1인분에 3750원, 시중 냉면 한 그릇 값의 절반도 안 된다. 자취생들 사이에서 불닭냉면 레시피가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조리 역시 단순하다. 끓는 물에 면을 5~6분간 삶고 찬물에 충분히 헹궈 전분기를 빼는 게 핵심이다. 5분이면 꼬들꼬들, 6분이면 한결 부드럽다. 물기를 잘 짜낸 면을 그릇에 담고 살얼음 살린 냉면 육수를 먼저 붓는다. 이어 동봉된 액상소스를 풀고 김가루 후레이크를 뿌리면 완성이다. 면 물기를 제대로 빼지 않으면 육수가 쉽게 묽어질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불닭볶음면과 물냉면 육수. (사진=한전진 기자)


그릇을 마주하니 군침부터 돌았다. 빨갛게 풀린 국물 위로 살얼음이 떠 있는 그림이 식욕을 자극한다. 평소 불닭의 화끈한 매운맛 탓에 한 봉지를 다 비우기 버거웠는데, 차가운 육수가 매운맛을 한 단계 눌러주는 느낌이다. 매운맛이 시원하게 풀려나가니 입안 부담도 한층 덜했다.

면의 식감이 가장 매력적이다. 삶은 면이 차가운 냉면 육수와 만나면서 한층 쫀쫀하고 꼬들꼬들해진다. 일반 불닭볶음면의 눅진한 면발과는 결이 다르다. 면 자체에서 묘한 고소함까지 살아난다. 차게 식은 면이 입안에서 탱글하게 끊기는 게 이 레시피의 진짜 묘미로 느껴졌다.

국물도 먹을 만하다. 매콤한 불닭 소스가 동치미 베이스의 냉면 육수와 섞이면서 어색하지 않은 시너지를 낸다. 매콤함, 시원함, 감칠맛이 한데 어우러져 ‘매운 물냉면’ 같은 느낌을 준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도 충분히 끌릴 만했다. 불닭볶음면에 함께 들어있는 김 가루 후레이크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삶은 계란이나 오이채를 곁들였다면 한층 풍성했을 것이다.

삶은 면에 살얼음 냉면 육수를 붓는 과정. 면 물기를 잘 짜내야 육수가 묽어지지 않는다.


삶아 식힌 불닭볶음면에 액상소스를 푸는 모습.


물론 호불호는 갈릴 만하다. 평소 불닭의 매력을 면에 진하게 밴 눅진한 소스의 맛으로 즐겼다면 다소 어색할 수 있다. 면과 소스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드는 탓이다. 꼬들한 식감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추천하긴 어렵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면을 좋아한다면 꽤 만족스러운 SNS 레시피라는 점은 분명하다. 더운 날 다시 한 번 손이 갈 만한 맛이다.

업계 시선으로 봐도 의미가 적지 않다. 계절면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농심(004370)·오뚜기(007310)·팔도 등 라면업체는 매년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2015년 750억원에서 2023년 1500억원대로 커졌다. 계절면 제품까지 합치면 지난해 시장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변수로 떠오른 게 불닭볶음면이다. 본디 계절면 제품이 아닌데도 소비자가 알아서 여름 메뉴로 변주해 먹고 있다는 점에서다. SNS 파급력을 감안하면 올여름 계절면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기업이 새 계절면을 내놓지 않아도 소비자 손에서 기존 제품이 여름 메뉴로 다시 태어날 만큼, 불닭볶음면의 브랜드 확장성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살얼음 띄운 냉면 육수와 불닭볶음면을 조합한 ‘불닭냉면’ 완성 모습. 꼬들한 면 식감과 시원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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