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을 때 만져요”…‘액괴’ 가지고 놀던 아이들, 이런 어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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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을 때 만져요”…‘액괴’ 가지고 놀던 아이들, 이런 어른이 됐다

경기일보 2026-05-25 06:18: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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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한 잡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촉감 완구. 김미지기자
수원의 한 잡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촉감 완구. 김미지기자

 

취업난과 학업 스트레스등 팍팍한 현실 속 2030세대가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는 ‘촉감 완구’로 불리는 장난감 시장의 주류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촉각이 주는 즉각적인 ‘힐링 효과’뿐만 아니라 과거 유년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일상의 불안감을 바로 해소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유통 및 완구 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촉감 완구를 수집하거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마니아층은 원하는 제품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완구거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장난감을 체험하는 것을 하나의 취미 생활로 여기기도 한다.

 

젊은 세대가 즐기고 있는 촉감 완구는 과거부터 있었다. 고무 주머니 안에 전분이 담겨 있어 특이한 촉감을 내던 ‘만득이’부터, 2010년대 등장해 많은 ‘어린이 유튜버’들의 콘텐츠가 됐던 ‘슬라임·액체괴물’까지 촉감 완구는 언제나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비교적 최근 인기였던 피젯 스피너, 푸시팝(팝잇) 등도 관심 대상이다.

 

촉감 장난감을 즐기며 자라온 지금의 2030세대들은 이러한 유행이 어릴 적 향수와 맞닿아 있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10여 년 전 촉감놀이를 즐기던 어린이들이 이제는 구매력을 갖춘 핵심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과거 즐거웠던 기억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말랑이가 유행하는 이유’, ‘2000년대생들이 말랑이 만지는 이유’ 등의 영상들이 다수 게시됐다. 사람들은 ‘액체괴물 만지던 아이들이 그대로 자라 말랑이 만지는 어른이 된 것’이라는 크리에이터들의 말에 “성인 되면 안 할 줄 알았는데 한 번씩 찾게 되더라”, “슬라임 세대는 만지는 법부터 다르다”며 공감했다.

 

촉감 완구를 소비하는 2030세대들은 보통 취업, 학업 등 미래에 대한 걱정이 밀려올 때 촉감 완구를 만지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촉감 완구 소비의 핵심 이유로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을 꼽았다.

 

수원역 인근 상가에서 촉감 완구를 구경하던 정유경씨(27)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말랑이를 만지는 습관이 생겼다”며 “어릴 때 액체괴물을 갖고 놀던 느낌도 나고, 복잡한 생각 없이 촉감에만 집중하다 보면 기분이 좀 나아져서 예쁜 게 보이면 사 모은다”고 말했다.

 

안양 범계로데오 거리에 즐비한 잡화점 앞에서도 지나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키캡 키링을 하나씩 눌러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정원씨(23)도 어릴 적 추억을 언급하며 “초등학생 때도 이런 장난감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대유행’이었다”며 “만지며 놀다 보면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힐링 욕구와 추억이 만나면서 형성된 촉감 완구의 높은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촉감 완구를 소비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아무런 걱정 없이 놀던 어린 시절의 안정감을 다시 느끼고자 하는 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젊은 세대가 현실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지속되는 한, 정서적 안정을 위해 추억을 적극 소비하는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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