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보다 카멜”… 세계인들, 대도시 떠나 ‘실속형 중소도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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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보다 카멜”… 세계인들, 대도시 떠나 ‘실속형 중소도시’로 이동

뉴스비전미디어 2026-05-24 22:56: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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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초고층 빌딩과 화려한 야경으로 상징되던 세계 대도시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처럼 글로벌 도시 브랜드를 가진 곳들이 여전히 경제·문화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살기 좋은 도시” 평가에서는 중소도시에 밀려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높은 집값과 치솟는 생활비, 치안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성공의 상징’에서 ‘일상의 안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발표한 ‘2026~2027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같은 초대형 도시는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하위권에 머문 반면, 인디애나주 교외 도시인 카멜과 피셔스가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두 도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집값과 우수한 학군, 낮은 범죄율을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팬데믹 이후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굳이 도심 한복판에 살 필요가 없어진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직장과의 물리적 거리가 중요하지 않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넓은 주거 공간과 녹지, 안전한 생활 환경을 갖춘 교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부동산 포털 라이트무브의 주거 만족도 조사에서는 런던과 맨체스터를 제치고 노스요크셔의 소도시 스킵턴이 1위를 차지했다. 인구 약 1만5000명 규모의 작은 마켓타운인 스킵턴은 영국 평균보다 낮은 집값과 안정적인 생활 환경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국 일간지 선데이타임스가 발표한 ‘2026 베스트 플레이스’ 순위에서도 인구 약 14만 명 규모의 중형 도시 노리치가 전국 1위에 올랐다. 런던에서는 리치먼드어폰템스와 캠든처럼 도심 속에서도 자연 접근성이 뛰어난 일부 자치구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에서는 이른바 ‘탈(脫)파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된 ‘살기 좋은 도시·마을 협회’의 2026년 리포트에 따르면, 대서양 바스크 해안의 휴양도시 비아리츠가 도시 부문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같은 대도시는 높은 주거비와 치안 문제로 선호도가 낮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 장기화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직장과 문화생활 접근성이 대도시의 최대 경쟁력이었지만, 이제는 생활비 부담과 삶의 질 문제가 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대인들은 더 이상 화려한 도시 이미지 자체를 삶의 목표로 삼지 않는다”며 “지역사회와의 유대감, 녹지 환경, 안전, 의료·교육 인프라 같은 실질적인 행복 요소를 우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도 이를 두고 “성공의 상징이었던 메가시티 시대에서 벗어나, 생활비 절감과 일상의 안정을 중시하는 실용적 주거 선호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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