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때리는 동안 조용히 역량 쌓은 중국…국제 질서 재편 나서나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미국이 이란 때리는 동안 조용히 역량 쌓은 중국…국제 질서 재편 나서나

프레시안 2026-05-24 15:54:41 신고

3줄요약

2026년 5월 베이징은 국제질서 변화의 상징적 무대가 되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끝난 지 불과 나흘 만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시 베이징을 찾았다. 미국과 중국은 경쟁을 관리하기 위해 마주 앉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질서 재편을 위한 전략 연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회담은 각각 다른 목적을 가졌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외형적으로는 긴장 관리와 관계 안정화의 성격이 강했다. 양국은 보잉 항공기 구매와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 등 제한적 경제 협력 가능성을 제시하며 관계 악화를 일정 부분 통제하려 했다. 그러나 대만 문제, 반도체 수출 통제, 희토류 공급망, 첨단기술 경쟁과 같은 핵심 전략 의제에서는 실질적 타협에 이르지 못했으며, 양측의 구조적 입장 차이도 여전히 유지되었다.

오히려 이번 회담은 미중 경쟁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경쟁 단계에 들어섰음을 다시 보여주었다. 특히 미국이 일부 반도체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중국이 서둘러 호응하지 않은 점은 의미가 크다. 이는 중국이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체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기술 자립 전략을 장기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현재 다양한 전략 과제에 직면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미국의 외교·군사 역량을 분산시키고 있다. 동시에 고금리와 재정 압박, 공급망 비용 상승은 미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인플레이션 압력과 국채금리 상승은 중동 긴장 완화와 에너지 가격 안정 등을 통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은 유럽과 중동, 인도·태평양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는 전략 자산의 배분과 대외 개입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대외정책 예측 가능성과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기술혁신 역량과 금융·군사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부동산 침체와 내수 둔화, 대외 견제 심화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국제질서는 주요 강대국들이 새로운 균형과 영향력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어진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더욱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이번 방문은 러중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과 전략적 협력 노선 수립 30주년에 맞춰 이루어졌으며,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다극화 세계질서와 새로운 국제관계 구축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번 공동성명의 핵심은 미국 중심 국제질서에 대한 구조적 문제 제기였다. 양국은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군사동맹 확대와 블록 대결을 비판하며 "다극화된 세계질서"와 "불가분의 안보"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 수사를 넘어 국제질서의 규칙과 권력 구조를 재조정하려는 장기 전략의 성격을 가진다.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 서명식 및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타스=연합뉴스

특히 미국의 대유라시아 전략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게 중요한 안보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을 자국 안보 공간에 대한 압박으로 인식해왔고, 중국 역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만해협의 문제를 장기적 견제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긴장은 유라시아 양극단에서 일어난 강대국 경쟁의 산물로 볼 수 있으며, 중러는 이를 미국 중심 질서가 유라시아 전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확장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중러 관계는 구조적으로 더욱 밀착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러 협력은 가치와 이념의 완전한 일치라기보다는, 공통의 전략 환경이 만들어낸 현실주의적 연대의 성격이 강하다.

특히 양국은 상호보완적 경제·전략 협력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안정적인 에너지와 원자재를 공급하고, 중국은 러시아에 공산품과 전자제품, 산업설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원과 에너지 공급 기반을 담당한다면, 중국은 제조 역량과 산업 생산 능력을 제공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교역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AI 산업과 첨단 제조업 확대에 필요한 안정적 전력 공급까지 고려하면,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망은 중국의 산업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양국은 루블·위안화 기반 결제를 확대하며 달러 중심 금융질서에 대한 제한적 대안 체계 구축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 자산과 외교 역량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등 여러 지정학적 현안으로 분산되는 사이, 중국은 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 기술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 즉 중국은 지정학적 갈등이 만들어낸 구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전략적 여유 공간을 확보하였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이다. 중러 양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중심 접근에 반대하며 정치·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동시에 중러는 유라시아 안보 문제에 대한 역외세력의 개입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지역 중심 안보 질서를 강조하고 있다.

미중 경쟁 심화와 중러의 밀착, 북러 협력 확대 등은 모두 한국의 외교·안보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으며, 미중 경쟁과 유라시아 재편이 동시에 압력을 가하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핵심 안보 축이지만, 동시에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 및 외교 채널 유지, 아세안과 글로벌 사우스와의 공급망 다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경제안보와 지정학이 결합되는 시대에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중적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복합적인 국제질서 속에서 국가의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 대응이다.

이번 베이징의 두 정상회담은 국제질서는 미국 중심 단극 구조에서 벗어나 복수의 전략 축이 중첩되는 다극 경쟁 체제로 이동하고 있으며, 유라시아 공간은 그 변화의 핵심 무대가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라시아 질서 변화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한국 외교의 과제는 세계화의 단절과 블록화 속에서 어떻게 연결된 성장을 통해 연결된 평화를 이루어내는가, 얼마나 더 많은 국가와 이익을 공유하여 서로에게 중요한 나라가 되는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함께 우호적 전략 환경을 조성하며,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갈 것인가의 문제이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