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한낮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에어컨 바람 대신 온 가족이 함께 자연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청정 명소가 있다. 전북 진안에 위치한 '운일암반일암' 계곡은 양옆으로 비죽 솟은 절벽이 햇빛을 가로막아 동굴 속에 들어온 듯한 서늘함을 안겨주는 천혜의 요새다.
발 아래로 아찔하게 펼쳐지는 220m의 보행용 출렁다리를 걸으며 짜릿한 스릴을 만끽하고, 해가 저문 뒤에는 물안개 피어오르는 야영장에서 글램핑을 즐기며 하룻밤을 지새울 수 있다. 지갑 열 일 없이 공짜로 즐기는 5km 협곡의 비경 속으로 미리 가보는 피서 여정을 소개한다.
구름만 드나들고 햇빛은 반나절만… 이름에 얽힌 기묘한 골짜기
운일암반일암은 운장산 동북쪽 자락인 명덕봉과 명도봉이 마주 선 사이에 흐르는 주자천 상류 계곡이다. 두 거대한 봉우리가 맞닿아 빚어낸 5km 길이의 협곡은 양쪽 절벽이 하늘을 좁게 가로막아 이색적인 지형을 이룬다. 거대한 바위 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옛날에는 오직 구름만 드나들 수 있는 험한 바위라 하여 운일암(雲日巖), 골이 깊어 햇빛이 반나절만 들어온다 하여 반일암(半日巖)이라 불렀으며, 두 갈래 이름이 합쳐져 지금의 명칭이 굳어졌다. 계곡 깊숙이 발을 들일수록 주변 온도가 뚝뚝 떨어지며, 찌는 듯한 여름철에도 서늘함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천혜의 피서 환경을 자랑한다. 에어컨 바람과는 차원이 다른 청량한 자연 바람이 불어와 더위에 지친 이들의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준다.
하늘 위를 걷는 220m 구름다리와 기암괴석의 장관
이곳의 백미는 제1주차장에서 첫걸음을 떼는 구름다리 산책길이다. 주자천 협곡을 가로지르는 운일암반일암 구름다리는 총 길이 220m, 폭 1.5m 규모로 허공에 높이 떠 있는 보행용 출렁다리다. 다리 위를 걸으며 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굽이쳐 흐르는 맑은 물길과 수직으로 치솟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비경이 한눈에 가득 찬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흔들리는 다리는 짜릿한 스릴을 더하며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제1주차장에서 출발해 다리를 건넌 뒤 무지개다리까지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는 약 60분이 걸려 가볍게 걷기 알맞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용소 바위, 쪽두리 바위, 대불 바위 등 기이한 모습을 한 거대한 바위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웅장한 바위마다 얽힌 전설을 떠올리며 걷다 보면 한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안개 가득한 숲길 걷고 야영까지
이 계곡은 진안고원길 9구간인 ‘운일암반일암 숲길’과도 맞닿아 있다. 주자천 변을 따라 호젓하게 이어지는 나무 그늘 길은 걷기 편하게 닦여 있으며, 종점 부근에는 옛 선비들의 멋이 깃든 와룡암과 무지개다리가 놓여 있어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갈 수 있어 함께 추억을 쌓기 좋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길을 거닐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씻겨 내려간다.
밤을 지새우고 싶다면 인근 야영장을 이용하면 된다. 자동차 야영장과 글램핑장을 고루 갖추어 하룻밤 묵어가면 이른 아침 협곡 사이로 하얗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까지 만끽할 수 있다. 밤하늘을 수놓는 별빛과 새벽녘 계곡을 감싸는 안개는 당일치기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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