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타결을 목전에 두고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압박 외교'를 다시금 드러냈다.
공식적으로 종전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한편에서는 이란의 주권을 자극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계정인 트루스소셜에 “중동의 미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란 영토 전체가 성조기로 뒤덮인 중동 지도를 게재했다.
그는 이날 미국 언론매체 인터뷰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 간의 협정이 대체로 타결될 것으로 보이며 최종 확정만 남았다”면서 “다른 중동 국가들과도 이를 놓고 협의했다”라고 밝혔다. 공식 외교 채널의 합의 발표와 SNS상의 도발적 메시지가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국면에서 이 같은 전술을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폭격 현장을 배경으로 총기를 멘 자신의 합성 사진을 올리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 메시지'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게시물과 관련, “이란의 장기 점령을 추진하지 않는다던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외교적 합의가 도출되는 미묘한 시점에 던져진 선동적 메시지가 오히려 최종 타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중동 전문가 발리 나스르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처음에는 이란 문명을 소멸시키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이란을 미국의 소유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기괴한 행태가 외교를 훼손하고 이란 국민이 단결하도록 만든다”며 “미묘한 외교적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던지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트럼프식 양면전술은 지지층을 결집하고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도 풀이되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동맹국 및 대외적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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