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행보가 굉장히 교묘하고요. 전략적 효용성의 문제인데, 새마을중앙회에 가서 정치적 중립을 당부하면서도 우호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박정희(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띄우는 것보다도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그리고 고향인 안동에 스승의 날(5월 15일)에 가서 스승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대구를 들러서 신공항을 한번 살펴보고, 군위에 가서 모내기를 하고, 한일정상회담(19일) 때문에 안동을 또 방문했습니다. 지금 대구·경북에서 이 대통령 평가가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좋은 편이에요." (김수민 시사평론가)
"군위에서 모내기하고 막걸리 마신 건 역대 대통령 중에 박정희 다음으로 처음인 것 같아요. 전두환도 그런 모습은 없었어요. 박정희 향수를 세련된 방식으로 재현한 거라고 봐요. 그리고 이틀 뒤에 국민의힘 집단 탈당(1700명)이 나오니 그림이 맞아요."(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16개 광역단체장, 14 대 2? 13대 3?
이재명 정부 들어 첫 전국 규모 선거인 6.3 지방선거가 보름도 남지 않았다. 김수민 시사평론가와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20일 대담에서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13곳이나 14곳을 민주당이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북도지사를 포함해 영남에서 1-2곳을 국민의힘이 가져가는데 그치는 '참패'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압승의 첫번째 공신은 이재명 대통령을 꼽았다. 안동 출신이라는 '고향 찬스'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모내기하고 막걸리 마시는"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민주당에 가장 비우호적인 영남지역에서도 호의적으로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힘에서는 이런 대통령의 지역 방문에 대해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제에서 선거보다 더 중요한 국정 동력은 없기 때문에 크게 먹히진 않는 비판이다.
박 전 의원은 "선거에 너무 노골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선거에 도움이 될 만한 행보들을 적절히 하고 있다"며 "'이재명 효과'가 지금 제일 크고 선거에서 이기면 그 성과는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부겸 .전재수.김경수, 보수 텃밭 뒤집을까?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대구에선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선거 초반 10%포인트 넘게 앞서다가 막상 선거일이 다가오자 보수가 결집하면서 차이가 좁혀졌다.
김 평론가는 "격차가 이렇게 빨리 좁혀지면 역전되는 거 아니냐고 볼 수도 있지만 지지대를 형성해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맞서는 국힘 추경호 후보는 "이재명 심판, 범죄자 정권 심판"을 외치며 '정체성 캠페인'을 하고 있어 문제라고 박 전 의원은 지적했다. 이런 캠페인이 강성 보수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지만 "지역발전이 지체된 것에 대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 누구라도 대구 발전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은 중도층, 무당층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
두 사람 모두 "김부겸 후보가 당 색깔은 달라도 큰 정치인 아니냐"는 '인물론'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에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시장 선거도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크게 앞서 나가다가 격차가 조금 좁혀진 상황이다. 그러나 현 시장인 국힘 박형준 후보가 업적, 능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데다 "선거운동 기조도 오락가락한다"(박원석)고 평가했다. 중도 확장을 하려면 확실히 그 방향으로 가던가, 보수 결집을 하려면 결집을 시도해야 하는데,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구 후보 문제 등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김수민 평론가도 "부산도 격전이지만 기세는 전재수 후보 쪽에 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 모두 부산에서도 전재수 후보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경남은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앞서 나가다가 격차가 좁혀졌다가 다시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이 넓고 농어촌 지역이 포함돼 유권자층이 다양하다는 면에서 승부를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동훈 vs 하정우, 김용남 vs 조국...최종 승자는?
이번 선거에서 관심이 더 쏠리는 건 재보선이다. 특히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부산 북구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출마한 경기 평택을이 뜨겁다.
부산 북구는 한동훈 후보와 국힘 박민식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인데, 현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3자 구도에서 승리한 '이준석 모델'을 추구하지만 여기서 변수는 "당시 민주당 공영훈 후보와 달리 현재 하정우 후보에게 결정적인 악재가 없다"(박원석)는 것이다.
박 전 의원은 "3자구도로 간다면 현 상황에서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후보에 비해 박빙 열세"라면서 "막판에 가면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할텐데 박민식 후보를 지지하던 보수층이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지가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결국 남은 변수는 한동훈 후보가 얼마나 더 표를 확장할 수 있느냐"라면서 "특히 박민식 후보의 지지율이 어디까지 무너질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 모두 부산이라는 지역적 특징 때문에 보수 단일화가 안된다고 하정우 후보에게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5자 구도인 평택을은 "부산 북구보다 더 알 수 없다"고 두 사람 모두 입을 모았다. 김용남 후보(민주당)과 조국 후보의 경쟁에 대해 박 전 의원은 "내전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후보가 (조국 후보 측의) 네거티브에 휘말리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범죄자에 대한 알레르기' 같은 표현을 썼는데, 저는 그게 굉장히 실수였다고 봐요. 첫째, 그 발언이 김용남 후보에게 '검사 출신' 이미지를 다시 덧씌웠습니다. 둘째, 친문 세력의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 발언 이후 이우철, 백원우, 문성근 같은 인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움직였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조국 후보 게시물에 연달아 '좋아요'를 누른 게 사실상 참전 선언이었죠."(박원석)
"평택은 당선자 예측뿐 아니라 1·2·3등 순위 자체도 예측이 어려운 지역입니다. 정말 1등할 뻔하다가 3등하는 후보가 나올 수도 있는 선거구예요. 어쩌면 이번 선거 전체에서 평택 을지역 당선자가 가장 낮은 득표율로 당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김수민)
"역대급 조용한 서울시장 선거, 정원오 캠페인 전략 수정해야"
한편, 전혀 관심이 쏟아지지 않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캠페인 전략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원오 후보가 선거 구도의 우위를 그냥 유지하려는 캠페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게 조금씩 따라잡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지도나 중량감은 국힘 오세훈 후보가 확실히 앞서는데, 정 후보가 자기 체급을 올리려면 오세훈 후보를 향해 공세를 취하고 검증에 나서야 하는데 오히려 검증을 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박원석)
"정 후보의 현재 문제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공약이 뭐지?'입니다. 유권자들에게 던지는 핵심의제가 없어요. 성수동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강점과 자산으로 갖고 있는 정 후보가 서울시를 어떻게 하겠다는 트레이드마크 공약이 나와야 되는데, 그냥 시간을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가고 있어요. 현 시장은 오세훈인데 정 후보가 방어 챔피언처럼 보이고, 그러니까 견제 심리가 생기고 있습니다."(김수민)
두 사람은 조순 전 서울시장의 사례를 들어 유권자들이 TV토론을 평가하는 잣대는 '달변'이 아니라 '진정성'이라면서 정 후보가 캠페인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담은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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